[단독]한식뷔페 열풍 꺾이나? 올해 매장 5곳 폐점

머니투데이 김소연 기자 | 2016.10.21 04:30

자연별곡 4곳·올반 1곳 폐점…2시간 줄서던 풍경 사라지고 중복상권 '수익 악화' 고민까지

한식뷔페 열풍이 3년 만에 사그라들 조짐이다. 이랜드 '자연별곡'과 신세계푸드 '올반' 등 한식뷔페 매장 폐점이 잇따르고 있다. 기본 2시간은 대기했던 몇년전과 비교하면 격세지감이다.

20일 외식업계에 따르면 이랜드 '자연별곡'이 올 들어 매장 4곳을 닫았고, 신세계푸드 '올반' 역시 매장을 1곳 닫은 것으로 확인됐다. 성장만 지속하던 한식뷔페가 폐점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자연별곡'은 지난 3월 서면 주디스점을 시작으로 5월 수유점과 노원점, 양재점을 동시에 폐점했다. '자연별곡'은 2014년 브랜드를 론칭하며 2013년 문을 연 CJ푸드빌 '계절밥상'보다 후발주자로 출발했다. 그러나 계절밥상이 출점 규제로 주춤한 사이에 이랜드 유통점포인 NC백화점 등에 입점하는 방식으로 업계 1위로 올라섰다. 2014년 말 20개였던 '자연별곡' 매장 수는 이듬해 49개로 급증했다.

그러나 한식뷔페 도입 3년째인 올해 시장이 주춤하면서 빠른 성장전략을 추구했던 자연별곡이 먼저 '성장통'을 겪고 있다. 상권이 겹치는 곳에서 '카니발리제이션(자기잠식)'이 나타났고, 결국 폐점으로 이어졌다.

첫 폐점 점포인 서면 주디스점의 경우 500m 인근에 서면NC점이 있다. 양재점 역시 1.5km 지척에 도곡점이, 수유점은 5km 인근에 미아현대점이 있어 통폐합 절차를 밟았다. 한식뷔페 붐이 한창이던 2014~2015년에는 문제가 없었지만 열기가 식자 중복상권은 치명적 문제가 됐다.

이랜드 관계자는 "내실화를 위해 일부 매장을 통폐합했다"며 "국내에서 매장을 추가 확대하는 것은 규제, 상생 이슈 때문에 어려워 해외 출점으로 새로운 길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한식뷔페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신세계푸드 '올반'의 경우 4대 한식 브랜드 중 가장 후발주자지만 '프리미엄'을 내세워 좋은 반응을 얻었다. 수도권 위주로 매장을 확장하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지역 상권을 두드리기 시작했다. 그러나 대전 세이백화점에 입점한 올반 세이본점은 수익이 나지 않아 9월말 폐점했다.

CJ푸드빌 '계절밥상'과 '풀잎채'는 아직 폐점 매장은 없다. 그러나 일부 가두점을 중심으로 수익성 악화가 진행돼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자연별곡 매장 모습
전문가들은 한식뷔페가 성숙기에 접어들었다고 판단했다. 다만 부진한 흐름이 업황 둔화 신호라기보다 하나의 외식 카테고리로 안착하는 과정이라고 봤다. '열풍'이 사라진 것을 계기로 매장을 솎아내 오히려 단단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강병오 중앙대학교 산업창업경영대학원 교수는 "한식뷔페 도입 초에는 신기해서 먹지만 붐이 사라진 요즘은 '한식'에 2만원을 지급한다는 것에 심리적 저항이 있을 수 있다"며 "유행은 사라졌지만 이를 계기로 매장 내실화를 꾀해 외식의 한 장르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한식뷔페는 중·장년층 여성들이 식사하고 담소를 나눌 공간을 창조했다는 의의가 있다"며 "앞으로 '한식'을 뛰어넘는 새로운 가치나, 슬림화 모델 등 새로운 아이디어가 제시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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