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재건축이 '과열'된 뻔한 이유…"高수익에 低위험"

머니투데이 신희은 기자 | 2016.10.20 05:01

공급부족에 가격 하방경직성 높아…환금성 갖추고 수익예상까지 수월 "투자상품 매력↑"

"개인투자자 입장에서 보면 단기간에 강남 재건축 아파트만큼 수익률 높고 안정적인 투자상품을 어디서 또 찾을 수 있겠습니까."

정부가 강남 재건축 시장 과열 대책을 고심 중인 가운데 시장에선 이를 특정 부동산으로 돈이 몰릴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빚어지는 부작용으로 인식하고 있다. 정부의 부동산 규제책이 일시적인 효과를 낼 순 있지만 근본 처방은 될 수 없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19일 부동산·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강남 재건축에 개인투자자들의 여유자금이 몰릴 수밖에 없고 앞으로도 당분간 이 같은 양상이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우선 강남 재건축은 현금보유력이 풍부한 투자자들이 선호하는 '고수익 저위험' 조건을 갖췄다.

올 하반기 강남·서초·송파·강동구에서 공급되는 재건축 물량은 2634가구 규모다. 오는 2017년말이면 종료되는 재건축 초과이익환수 유예에 앞서 내년 공급물량은 6100여가구로 더 늘어날 전망이다. 공급은 늘었지만 실거주에 투자 목적 수요까지 가세하면서 수급 불균형이 가중, 가격을 끌어올리는 요인이 됐다.

집값 '하방 경직성'도 높아 안정적이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 2011년 서울 아파트값이 장기 하락할 때도 강남 지역은 최고가 대비 10~20% 하락하는 데 그쳤다. 떨어지는 속도도 서울 이외 지역이나 수도권에 비해 느리고 학군 전세 수요가 받쳐줘 하락폭도 크지 않다.

환금성도 갖췄다. 청약 경쟁률이 최소 수십대 1로 높지만 당첨만 되면 일정 기간 후 웃돈을 받고 되팔 수 있다. 계약한 지 1년 이내에 분양권을 되팔아 양도차익의 55%를 세금으로 내게 되더라도 그만큼 웃돈을 얹어 받았기 때문에 이득이다. 시세보다 싼 가격에 매물을 내놓으면 수요가 높아 거래도 쉽게 성사된다.

특히 재건축은 이미 사업이 끝나 입주까지 마친 '벤치마크' 대상이 있고 분담금과 인근 시세를 참고해 얻을 수 있는 차익까지 예측할 수 있어 정보 접근성도 수월하다. 예측하지 못한 곳에서 악재가 터져 나와 자산가치가 급락할 위험이 적은 것.


예금, 주식, 펀드, 수익형부동산 등 투자처가 매력을 상당 부분 상실했다는 점도 강남 재건축으로 돈이 몰리는 요인이다.

올 들어 예금은 말할 것도 없고 주식, 펀드에선 돈이 줄줄이 빠져나갔다. 장기 저금리로 예금은 사실상 '마이너스 금리' 상태다. 주식은 미국의 금리인상 가능성과 국내 경기 장기침체 등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로 안전자산을 선호하는 경향이 짙어지면서 선호도가 떨어졌다.

주식형펀드도 찬밥신세다.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14일 기준 국내 주식형펀드 수익률은 최근 6개월간 -0.8%, 1년간 -2.02%, 연초 이후 -1.17%에 불과한 초라한 성적을 냈다.

오피스텔 등 수익형 부동산도 맥을 못 추고 있다. 부동산 114에 따르면 올 3분기 전국 오피스텔 임대수익률은 5.57%로 전 분기보다 0.05%p 하락했다. 서울 오피스텔 임대수익률은 5.22%까지 떨어졌다. 오피스텔 공급이 줄을 잇고 있는 데다 매매가가 지난해 1분기 이후 7분기 연속 상승하면서 공실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경기회복이 지연되고 불확실성이 높아질수록 강남 재건축에 대한 투자자들의 선호는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안명숙 우리은행 고객자문센터장은 "강남 재건축은 흔히들 주식, 특히 시장을 선두하는 우량주 같다고들 한다"며 "안전자산 선호가 높아진 데다 가격을 조금만 낮추면 팔기도 수월해 환금성까지 갖춰 인기를 끄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황규완 대신증권 연구원은 "투자자 입장에선 강남 재건축이 안정적 수익 창구나 마찬가지인데 정부가 손을 대면 오히려 강남 바깥쪽이 심리적 영향을 크게 받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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