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너 자존심' 짊어진 면세점 CEO들의 '건곤일척' 승부

머니투데이 조철희 기자 | 2016.10.20 04:30

5개 대기업 6명 전문경영인, 유통업계 30년 경력 '승승장구'…1.71대1 치열한 경쟁, 두 달 후 결과 주목

롯데, SK, 호텔신라·현대산업개발, 신세계, 현대백화점 등 대기업 오너들이 서울 시내면세점 신규 사업자 선정에 자존심을 걸고 나선 가운데 자신의 운명은 물론 사운을 짊어진 전문경영인들의 '건곤일척' 승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전문경영인들은 대부분 30년 전후의 관련 경력을 쌓았고, 추진력과 기획력, 조직운영 능력 등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이들은 특허 신청 마감일인 지난 4일 서울세관에 총출동하는 등 '3차 면세대전'의 전면에 나섰다. 서로 경력과 학연·지연이 얽히는 동지이자 적인 관계로 1.71 대 1의 경쟁률 뚫기 위해 양보 없는 혈전을 벌이고 있다.

장선욱 롯데면세점 대표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전격 등판시킨 '구원투수'다. 장 대표는 지난해 말 월드타워점 사업권을 잃고 사임한 이홍균 전 대표의 후임으로 당시 대홍기획 대표(전무)에서 부사장으로 승진 기용됐다.

호텔롯데에서 오래 일했지만 2010년부터는 그룹 정책본부에서 신 회장을 보좌해 기획통으로 평가받는다. 신 회장의 측근인 소진세 대외협력단장(사장)과 같은 고려대 인맥이다. 월드타워점 재개장에 이어 향후 호텔롯데를 상장(IPO)해 그룹 지배구조를 개선하려는 신 회장의 큰 그림과 사운을 짊어진 장 대표가 어떤 결과를 얻을지 주목된다.

문종훈 SK네트웍스 대표는 세 번째 도전이다. 지난해 '1차 대전'에서는 5위로 밀렸고, '2차 대전'에서는 기존 사업권을 잃었다. 이후 SK네트웍스는 면세점 사업을 사실상 접었지만 문 대표는 지난 3월 대표이사로 취임한 최신원 SK네트웍스 회장으로부터 "면세점 특허권을 반드시 되찾아와야 한다"는 '특명'을 받았다.

문 대표는 워커힐 사장 시절 호텔과 면세점 사업을 잘 키웠고, 강한 추진력도 돋보이지만 '상사맨' 이미지가 강하다. 특히 권미경 전 면세사업본부장 등 전문 인력이 두타면세점 등으로 이동한 가운데 '단기필마'로 3차 대전에 나선다.


1차 대전 승자였던 HDC신라면세점의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은 이번에도 '투톱' 전문경영인을 내세웠다.

지난해 승진한 한인규 호텔신라 사장으로부터 HDC신라 공동대표 바통을 넘겨받은 이길한 면세유통사업부 마케팅본부장은 삼성물산 입사 후 호텔신라로 이동해 마케팅 등 주요 보직을 두루 거쳤고, 해외 주재원 경력에 명품 브랜드 유치를 자신한다. 현대아이파크몰 사장인 양창훈 HDC신라 공동대표는 친정인 현대백화점과 승부를 벌이게 됐다. 학생군사교육단(ROTC) 출신으로 조직 융화에 강점이 있다는 평가다.

공격형 경영 스타일로 알려진 성영목 신세계디에프 대표가 '2연승'에 성공할 지도 3차 대전의 관전 포인트다. 1979년 신세계백화점 공채로 입사한 성 대표는 삼성증권, 삼성물산, 호텔신라, 조선호텔 등 화려한 이력을 갖고 있다.

2007년 호텔신라 사장에 올랐으나 이부진 사장이 호텔신라 경영 전면에 나서면서 신세계로 자리를 옮겼다. 당시 이례적인 경쟁업체 이직으로 업계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지난해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신임을 바탕으로 면세점 특허권 획득에 성공했다. 올해는 면세점 사업을 총괄하는 정유경 백화점부문 총괄사장에게 새로운 성공을 보여줘야 하는 상황이다.

1차 대전에서 고배를 마시고, 2차 대전을 외면했다가 3차 대전에 다시 나선 현대백화점그룹은 이동호 현대백화점면세점 대표(현대백화점 기획조정본부장·사장)의 어깨가 무겁다. 꼼꼼하고 신중한 경영 스타일로 알려진 이 대표는 그간 현대백화점의 신사업을 진두지휘하며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끌어왔다. 자신에게 전폭적인 신뢰를 보내는 정지선 회장을 위해 면세점 사업이라는 신성장동력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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