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패 LG가 한국시리즈에 진출해야 하는 '경제적' 이유

머니투데이 최성근 이코노미스트 | 2016.10.24 06:30

[소프트 랜딩]LG 트윈스가 한국시리즈에서 창출할 경제적 효과

편집자주 | 복잡한 경제 이슈에 대해 단순한 해법을 모색해 봅니다.

/그래픽=김현정 디자이너
프로야구 NC 다이노스와 LG 트윈스의 플레이오프가 한창 진행 중인 포스트시즌은 연일 매진 사례를 이루며 800만명 야구 시대의 인기를 실감케하고 있다.

현재 NC가 2연승을 거두며 대망의 2016년 한국시리즈 진출까지 1승만을 남겨 놓은 상태다. 객관적인 전력면에서도 NC가 LG에 앞선다. 정규 시즌 중 양팀 간 전적은 9승 1무 6패로 NC가 우세를 점하고 있다.

하지만 와일드카드에 이어 준플레이오프까지 연달아 승리한 LG는 홈구장에서 유독 강한 모습을 보였다. 더구나 3차전 선발진에서 LG가 다소 유리한 입장이어서 3·4차전 홈에서의 연승을 기대해 볼 수도 있다.

그런데 경기력이나 승부에 대한 분석을 떠나 순전히 '경제적' 관점에서 본다면 LG의 한국시리즈 진출이 NC보다 더 큰 경제적 효과를 가져다 줄 것으로 분석된다.

그 주된 근거는 서울을 연고지로 한 LG의 관중과 팬심이 마산을 연고지로 한 NC보다 한발 앞선다는 점이다. 한국야구협회(KBO)에 따르면 올해 정규시즌 관중 숫자에서 LG는 116만명으로 두산 베어스의 117만 명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다. 반면 NC는 약 55만명으로 10개 구단 중 가장 적은 수를 기록했고, LG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LG와 NC는 경기장 인프라에서도 차이가 난다. LG의 홈구장인 잠실 구장의 경우 최대 수용인원이 2만6000명에 달하지만 NC의 마산 구장은 1만1000명에 불과하다. 따라서 NC가 한국시리즈에 진출해서 만원 관중을 동원한다고 해도 마산 경기는 잠실보다 1만5000석 적을 수밖에 없고, 이는 티켓 판매량의 차이로 귀결된다.

지난 와일드카드 당시 매진을 기록한 잠실 구장의 입장권 수입은 약 7억6000만원에 달했다. 한국시리즈의 입장권 가격은 이보다 평균 20~25% 비싼 점을 고려하면 잠실 구장 매진 시 입장권 수입은 약 1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마산 구장의 입장권 수입은 매진이 된다 해도 5억원에 미치지 못한다.

양 팀의 티켓 파워 차이는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야구장을 찾는 관중은 대부분 치맥(치킨과 맥주)을 비롯한 음식료를 즐긴다. 한국스포츠개발원의 자료에 따르면 야구장 관람 시 입장권을 제외한 1인당 소비지출액(식사, 음료, 교통비)은 약 3만원 가량이다. 잠실과 마산 구장의 수용인원 차이를 고려하면 만원 경기 시 1경기당 4억5000만원의 소비지출의 차이가 발생한다.

여기에 정규시즌 가장 많은 관중을 동원한 인기팀인 LG와 두산의 한국시리즈가 성사된다면 수도권을 중심으로 전국의 치맥집과 배달음식점의 매출 역시 급증할 것으로 기대해 볼 수 있다.

어디 이뿐인가? 주변 상권 매출에서도 두 구장의 매출액은 큰 차이가 있다. 신한카드 빅데이터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정규시즌(4월~9월) 중 잠실 구장 주변의 할인점·슈퍼마켓·편의점 등 주요 상점의 매출액은 약 252억원에 달했다. 반면 마산 구장과 비슷한 규모의 대전이나 대구 구장의 경우 카드 매출액이 10억원 미만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LG 팬들의 가을 야구를 상징하는 아이템인 '유광 점퍼' 판매량 증가 역시 무시할 수 없다. LG가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했던 2012년 이전까지 유광 점퍼 판매량은 연 400벌 수준에 불과했다. 2013년 11년 만에 가을야구에 나가자 유광 점퍼 판매량은 1만여 벌로 껑충 뛰었다. 올해 LG의 가을 야구 진출이 확실시되자 9월까지 유광 점퍼 판매량은 약 2500벌에 달했고, 한국시리즈 진출 시 판매량은 거의 5000벌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무엇보다 LG가 한국시리즈에 진출할 경우 전통의 서울 라이벌인 두산과 사상 최초로 한국시리즈에서 맞붙게 된다. 이 사실만으로도 한국시리즈는 역대급 대박 경기가 될 것이 분명하며, 상대적으로 NC가 진출한 것보다 높은 시청률을 기대해 볼 수 있다. 높은 시청률은 곧 높은 광고수익으로 이어지며, 기업의 광고 효과 또한 극대화된다.

더욱이 LG가 한국시리즈에 진출할 경우 스폰서의 브랜드 홍보 효과 또한 막대할 것으로 보인다. LG그룹 전체의 매출액은 한해 150조원에 육박하는 반면, NC의 모기업인 엔씨소프트의 경우 지난해 매출액이 1조원 미만이다. 한국시리즈를 통해 LG 브랜드가 홍보되는 것과 엔씨소프트 브랜드가 홍보되는 효과는 그야말로 하늘과 땅 차이다.

경희대 스포츠 산업경영연구소는 지난 2009년 KIA 타이거스의 우승 시 경제적 효과가 2022억원에 달한 것으로 분석한 바 있다. 당시 정규시즌 관중은 590만명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830만명으로 많이 증가했고, 지난해 KBO가 맺은 중계권 계약은 2010년 당시 720억원보다 2배 이상 높은 1800억원에 달할 정도로 프로야구 시장은 크게 확대됐다.

뜨거운 팬심과 높은 인기를 자랑하는 LG가 22년 만에, 그것도 플레이오프 2연패 뒤에 3연승으로 한국시리즈에 진출할 경우 그 경제적 효과는 최소 2000억원을 상회할 것으로 어렵지 않게 예상할 수 있다.

심지어 이 시기에 대박을 노리는 암표상들마저 LG가 한국시리즈에 올라가도록 응원한다고 한다. 이유인즉슨, LG 팬들이 워낙 팬심이 강해서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암표를 구매한다는 것이다.

LG나 NC 두 팀 중 어느 팀이 한국시리즈에 올라가더라도 올해 가을 야구의 흥행 대박 행진은 계속될 것이다. 하지만 '기왕이면 다홍치마'라고 LG가 한국시리즈에 올라가는 것이 침체한 내수 경기를 살리는데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지 않을까 상상해 본다.

그럼에도 한국시리즈는 '실력'이지 '경제적 이유'로 진출하는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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