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일샘의 포스트카드] 소풍의 시간, 단풍의 시간

머니투데이 김보일 배문고등학교 국어교사 | 2016.10.19 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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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 어찌하다 아이패드를 하나 가지게 되었는데 이것이 완전 밥도둑, 아니 시간도둑입니다. 아이패드로 그림을 그리다 날 새는 줄도 모르게 되었으니 말입니다. 평소 이런 저런 글을 쓰던 차에 조금은 건조한 느낌의 디지털 그림에 아날로그적 논리나 감성의 글을 덧붙여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선과 색이 언어의 부축을 받고, 언어가 선과 색의 어시스트를 받는, 글과 그림의 조합이 어떤 상승작용을 하는지를 지켜보는 것이 ‘보일샘의 포스트카드’를 보시는 재미가 될 것입니다. 매주 월, 수요일 아침, 보일샘의 디지털 카드에서 하루를 시작하는 따듯한 기운과 생동감을 얻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지구는 사랑을 나누기 알맞은 행성입니다. 

사냥꾼의 능력은 집중력에 달려 있다. 집중은 어떤 것을 보기 위해 다른 어떤 것을 보지 않는 능력이다. 무엇엔가 눈독을 들이면 시선이 고정되고 피사체의 윤곽은 또렷해지지만, 배경은 흐릿해져서 뒷전으로 물러서게 된다. 먹잇감을 추적하는 사냥꾼은 풍경을 보지 못한다. 단풍의 울긋불긋함과 높고 푸른 하늘의 청아함이 사냥꾼의 눈에는 포착되지 않고 있으나 마나 한 것이 되고 만다. 소풍은 눈 안에 풍경을 불러들이기 위해 '쫓고 쫓기는' 사냥을 쉬는 시간이다. 꽃도 한철, 단풍도 한철, 목숨도 한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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