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경제 구이저우가 이끈다…'빅데이터'의 힘

머니투데이 김신회 기자 | 2016.10.17 08:49

中서 가장 가난한 곳…빅데이터 투자로 두 자릿수 성장세

중국 남서부 지역이 성장둔화에 직면한 중국 경제의 새 성장판으로 떠올랐다.

블룸버그는 17일 중국에서 가장 가난한 지방 가운데 한 곳이 올해 중국의 성장률을 목표치(6.5-7%) 수준으로 이끌고 있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가 지목한 곳은 수도 베이징에서 약 2000㎞ 떨어진 구이저우성이다. 1인당 소득이 중국 평균치의 절반밖에 안 되는 구이저우는 올 상반기에 중국의 31개 성·시 가운데 성장률 3위(10.5%, 전년 동기 대비)를 기록했다.

중국은 그동안 '세계의 공장'이라고 불린 광둥성 주장 삼각주 등 남동부 연안을 중심으로 성장했다. 이곳의 제조업이 호황을 누리는 동안 구이저우를 비롯한 남서부 지역은 개발에서 소외됐다. 빈곤과 인적자원 부족, 내륙 산악지형이라는 지리적 단점 등이 불리하게 작용했다.

그러나 중국의 성장률이 지난해 6.9%로 25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추락하고 제조업이 쇠퇴하는 사이 구이저우는 빅데이터 분야에 집중 투자해 두 자릿수의 성장률을 뽐내게 됐다. 빅데이터는 디지털 환경에서 생산된 방대한 자료로 이를 분석하면 마케팅과 투자 등 다방면에 쓸 수 있다.

구이저우의 성도인 구이양의 경제는 지난해 11.6% 성장했다. 기반시설 투자는 53.9% 늘고 정보전송 등 IT(정보기술) 관련 투자가 2.7배나 늘어난 결과다. 구이저우성 전체로는 올 상반기에만 데이터 관련 기반시설 공사에 35억위안(약 5900억원)을 투자했다. 구이저우는 현재 전자상거래 주문 등을 처리할 수 있는 9만석 규모의 콜센터를 갖추고 있다.


구이저우가 중국의 빅데이터 허브로 부상하자 미국 반도체회사 퀄컴, 애플의 아이폰 제조사인 대만 폭스콘, 중국 이동통신사인 차이나모바일과 차이나유니콤, 차이나텔레콤 등 대기업들의 투자가 잇따랐다. 중국 통신사들은 2013년 구이저우에 200만개가 넘는 서버를 놓을 수 있는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기로 했다. 퀄컴은 현지 정부와 합작회사를 세워 내수용 반도체칩을 개발하기로 올 초에 합의했다.

구이저우는 정보수집, 스마트 장비, 전자상거래 등 빅데이터 관련 분야 세수로만 지난해 866억위안을 벌어들였다. 1년 사이 44% 늘었다. 시장조사업체 IDC는 2020년에는 관련 세수가 3948억위안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연평균 증가율이 35%를 웃돌 전망이다.

블룸버그는 구이저우의 성공 덕분에 중국 경제 성장률이 여전히 올해 최저 목표치인 6.5%를 웃돌고 있다며 19일에 발표될 3분기 성장률도 6.7%로 선방할 것으로 예상했다. 중국의 성장률은 1, 2분기 모두 6.7%를 기록했다.

문제는 중국 남서부지역의 다른 곳도 구이저우와 비슷한 성장전략을 추진한다는 점이다. 지역 특성상 인적자원과 지리적 환경의 열세를 공유하기 때문에 돌파구가 비슷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프레데릭 노이만 HSBC 홍콩 주재 아시아 경제리서치 부문 공동 책임자는 "(빅데이터처럼) 다른 곳에서 찾지 못한 성장 산업집적단지(클러스터)를 창출해낸 건 유망한 전략이지만 여러 곳이 똑같은 틈새시장으로 몰리면 성과를 보기 전에 지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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