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독감백신 부족'…"소 잃고 외양간도 못고쳤다"

머니투데이 안정준 기자 | 2016.10.13 04:29

노인 독감백신 접종개시 7일 만에 물량 소진 지역 속출해

김현식(71·가명)씨는 65세 이상을 대상으로 무료 독감백신 접종이 시작됐다는 소식을 듣고 거주지인 서울 도봉구 방학동 사거리 인근의 한 재활병원을 12일 방문했다. 백신 물량이 일찌감치 소진됐다는 간호사의 설명에 바로 옆 병원을 찾았지만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10여 분을 걸어서 도착한 내과의원에서도 백신이 동이 나 있었다. 김씨가 고령의 몸으로 하루 종일 거주지 반경 500m 안에 위치한 각종 병·의원을 헤맸지만 독감백신을 맞을 수 있는 곳은 단 한 군데도 없었다.

노인 독감백신 부족 현상이 올해도 반복되고 있다. 전국 65세 이상 노인을 대상으로 한 공급 물량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충분하다는 것이 정부 주장이지만 물량이 턱없이 부족한 지역이 속출하는 기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이와 관련, 정부의 지역별 백신 수요 예측 시스템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12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정부는 올해 65세 이상 노인을 대상으로 한 독감백신 물량을 약 570만 도즈(1회 접종분)로 파악하고 접종 시작일(4일)에 앞서 전국 병원과 보건소에 공급을 끝냈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올해 65세 어르신 전체 접종 대상자 수는 약 690만 명이고, 공급물량은 82% 수준"이라며 "이는 지난해 실제 접종률보다 높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전체 백신 공급은 부족하지 않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정부 주장과 달리 노인 독감백신 접종 시작 일주일 만에 지역별로 물량 부족 사태가 속출하고 있다.

65세 이상 인구 비중이 높은 서울 종로구 창신동의 경우 11일 현재 질병관리본부 '예방접종도우미 사이트'에 백신 접종이 가능하다고 조회된 병원은 모두 10곳이었지만 이 가운데 3곳은 물량이 동 난 상태였다.


지역 병원 가운데 절반 이상에서 물량이 조기 소진된 지역도 있다. 대구 남구 봉덕동은 사이트 조회 상 8개 병원이 물량을 보유한 것으로 나오지만 실제 4곳에서는 백신재고가 전혀 없다.

경기도 부천시 A병원 관계자는 "백신 접종 개시 4일째인 지난 7일부터 물량이 소진된 병원이 나오기 시작했다"며 "현재 백신 재고가 5개 밑인 곳도 많아 물량 부족 현상은 더욱 심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백신이 남아도는 지역도 있다. 11일 현재 서울 강남구 자곡동과 부산 해운대구 송정동에서 65세 이상 노인 백신 접종이 가능한 병원은 모두 100도즈 이상의 재고를 보유 중이었다. 인천 남구 숭의동 12개 병원 중 8개 병원은 100도즈 이상 물량을 확보하고 있고 이 가운데는 800도즈 이상의 재고를 쌓아둔 곳도 있었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이 같은 부조화는 정부의 지역별 백신 수요 예측시스템에 문제가 있다는 사례"라며 "정확한 시스템이 갖춰지지 않는 한 지역별 백신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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