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승' 반전한 美 실업률의 두 얼굴②

머니투데이 안근모 글로벌모니터 편집장 | 2016.10.12 10:00

[눈에 보이는 경제]

편집자주 | 말로 잘 설명해 줘도 경제는 좀 어렵습니다. 활자로 읽으면 좀 덜하긴 하죠. 이해가 안 가면 다시 읽어보면 되니까요. 그래프로 보여주는 경제는 좀 더 쉬워집니다. 열 말이 필요 없이 경제의 변화 양상이 눈에 확 띕니다. 친절한 설명까지 곁들인다면 한결 이해하기 편해지겠죠. 그래서 준비했습니다. 눈에 보이는 경제. 국내 유일의 국제경제 전문 분석매체 '글로벌모니터'의 안근모 편집장이 국내외 핵심 경제이슈를 말랑하면서도 날카롭게 풀어드립니다.

/ 자료=Thomson Reuters Datastream, 글로벌모니터

우리가 자그마하나마 어느 회사의 사장이라고 가정해 봅니다. 주문은 꾸준히 들어오는데 직원이 부족합니다. 어쩔 수 없이 야근을 시켜야겠죠. 그런데 계속 주문이 늘어납니다. 사람을 더 뽑아야 합니다. 경기가 좋아서 일 손 구하기가 어렵습니다. 임금을 더 주겠다고 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원가가 올라갑니다. 자연히 판매가를 인상하는 수밖에 없겠죠. 주문이 제법 쏠쏠하게 들어와서 손님 떼일 걱정은 없습니다. 아주 전형적인 인플레이션 상황이죠. 완전고용 상태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런 상황을 맞기 직전에 외국인 노동자들이 대거 유입된다면 얘기가 달라집니다. 임금을 올리지 않고도 사람을 뽑아 쓸 수가 있습니다. 굳이 판매가를 인상할 이유도 없겠죠.

비슷한 상황이 최근 미국 노동시장에서 나타나고 있습니다. 매달 취업자 수가 월평균 18만명씩 늘어날 정도로 경제가 좋습니다. 그러면 자연히 새로 구할 수 있는 일손이 줄어들겠죠. 그래서 미국의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완전고용에 가까워지고 있다"고들 말해왔습니다. 이 말은 "금리를 올릴 때가 가까워지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일자리 늘어나는 속도를 늦춰야 하는 것이죠.

그런데 최근 들어 뜻밖의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취업자 수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데도 일손이 줄어들기는커녕 오히려 늘어나고 있는 겁니다. 지난 9월 미국의 실업률이 5.0%로 0.1%포인트 상승했다는 얘기를 하는 겁니다.

이런 흔하지 않은 일이 생기는 배경에는 '경제활동참가율'의 상승이 있습니다. 그 동안 일자리 구하기가 어려워서 구직활동을 포기했던 사람들이 노동시장에 다시 유입되고 있는 겁니다. 그러다 보니 자연히 일손이 '오히려' 증가하고 있는 겁니다.


그렇다면 임금상승 압력도, 인플레이션 압력도 줄어든다는 얘기가 되죠.

이런 현상은 지난해 말부터 시작됐는데 최근 들어 그 양상이 더 뚜렷해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지난달 미국 FOMC는 금리를 인상하지 않기로 결정하면서 "경제가 당초 생각했던 것보다 좀 더 달릴 여지가 있다"고 그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그러고 나서 다시 발표된 미국의 고용지표는 '더 달릴 여지가 더 커졌다'는 것을 보여 주었습니다. 미국이 오는 12월에 '반드시' 금리를 올릴 것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게 됐습니다. 경제성장 속도를 늦추지 않고도 인플레이션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면 굉장히 좋은 일이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스탠리 피셔 미국 연준 부의장은 "아주 반가운 변화"라고 9월 고용지표를 평가했습니다.
/ 자료=Thomson Reuters Datastream, 글로벌모니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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