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주 "신동빈 추가고발 불사"…롯데 개혁은 '속도 조절'

머니투데이 박진영 기자 | 2016.10.12 04:30

신동빈 회장 영장기각 직후 고발…"추가 소송도 불사" 경영권 분쟁 재개될 듯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을 고발하며 또다시 경영권 공세를 재개할 것임을 공언하고 나섰다. 롯데그룹 내부적으로는 검찰의 신 회장 신병처리 여부 및 불안정한 상황을 의식해 혁신안 발표 등 그룹 개선작업에 속도 조절이 불가피하다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신 전 부회장이 운영하는 SDJ코퍼레이션은 신 회장에 대한 검찰 구속영장이 기각된 직후인 지난달 30일 신 회장과 이원준 롯데쇼핑 대표, 롯데쇼핑 공시 책임자를 검찰에 고발했다고 11일 밝혔다. 서울중앙지검은 사건을 형사 1부에 배당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경영권 분쟁이 불거진 지난해 7월 이후 신 전 부회장은 신격호 총괄회장 측에 서서 신 회장을 상대로 다수 소송을 제기한 바 있지만 직접 신 회장을 형사 고발한 것은 처음이다.

신 전 부회장은 롯데그룹이 인수한 타임즈, 럭키파이 등 중국 기업의 영업권 손상차손 3700억원 가량을 누락한 연결재무제표를 2013년 5월부터 2015년 11월까지 공시, 관련법(주식회사 외부감사 법률)을 위반했다는 것을 문제시하고 있다.

신 전 부회장은 롯데쇼핑 회계장부 열람등사 가처분 신청 등을 통해 확보한 회계자료를 바탕으로 신 회장이 중국에서 수조원대 손실을 봐 회사에 피해를 입히고, 이 사실을 감췄다는 주장을 지속적으로 제기해 왔다.

SDJ코퍼레이션은 이날 신 전 부회장과 관련한 수사가 마무리되면 본격적으로 경영권을 되찾기 위한 공세를 재개할 것임을 밝혔다. 신 회장의 중국 투자 등 경영 실패로 인해 회사에 끼친 손실 등에 대해 수조원대 민사소송을 제기하고, 롯데홀딩스 주주 설득 작업을 준비한다는 방침이다. 일본 현지에서도 신 전 부회장의 검찰 수사 이후 중단했던 대언론 홍보 등을 재개했다.

SDJ코퍼레이션 관계자는 "신 전 부회장의 신병처리가 결정된 이후 추가고발도 불사할 것"이라며 "쓰쿠다 사장, 고바야시 CFO 등 일본 롯데홀딩스 임원들에 과도하게 쏠린 의결권을 되찾아오고 경영권을 방어하기 위한 차원에서 당연한 수순"이라고 말했다.


신 회장의 경영권이 안심할 만큼 안정적이 아니라는 점은 지속적으로 지적됐다. 신 회장의 롯데홀딩스 개인 지분은 1.4%에 불과하고 종업원지주회(27.8%)와 임원지주회(6.0%) 등 우호 지분을 더해 과반 이상 의결권을 확보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신 회장 신병 처리 및 판결이 일본에서 문제될 경우 오너 일가 중 가장 많은 지분을 갖고 있는 서미경씨(6.8%) 지분 및 우호 지분이 신 전 부회장 측으로 움직이거나 일본 임원들이 경영권을 장악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롯데그룹은 "아직 공식적으로 고발 건과 관련해 통보받은 사항이 없는 만큼 사실 관계를 파악한 뒤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롯데 내부적으로는 검찰수사와 관련, 신 회장 신병처리조차 확정되지 않았고, 경영권 분쟁 등 불안요소가 남아있는 만큼 서둘러 그룹 개혁안을 발표하는 것에 대해 조심스러운 분위기다. 지난달 말 신 회장의 영장 기각이 결정되며 대대적인 인력, 사업 재정비 및 지배구조 개선 계획 등을 담은 혁신안이 이달 초 발표될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그룹의 한 고위 관계자는 "아직 검찰 결정도 알 수 없고 재판 과정, 경영권 공세 등 불확실한 요인이 남아있어 혁신안 발표를 서두르기에 조심스러운 입장"이라며 "대대적인 그룹 개선안을 제시하는 데 속도조절이 불가피하다는 것이 중론"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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