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상 20여명 배출한 日 과학계 150년 분투기

머니투데이 김지훈 기자 | 2016.10.08 07:20

[과학책을 읽읍시다] 천재와 괴짜들의 일본 과학사…메이지 개항 이후 초석 다진 일본 과학계 조명

오스미 요시노리 도쿄공업대 명예교수의 올해 노벨생리의학상 수상으로 일본의 노벨상 수상자는 총 25명으로 늘어났다. 과학분야 수상자 만 22명에 달한다. 과학에 대한 관심과 투자가 날로 증가하는 한국은 여전히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하지 못하고 있다. 일본 과학계의 발전 과정이 최근 재조명받고 있는 이유다.

신간 '천재와 괴짜들의 일본 과학사'는 일본이 과학 분야에서 세계적인 선진국으로 오르게 된 여정을 다룬다. 1854년 개국 이후 계몽 사상가 후쿠자와 유키치는 과학 보급에 힘썼다. 그때부터 2012년 야마나카 신야가 16번째로 과학 분야 노벨상을 받기까지 일본 과학계 150여 년에 걸친 분투 과정이 책에 실렸다.

저자는 고토 히데키로, 일본 노벨 과학상 1호인 유카와 히데키를 동경해 물리학자를 꿈꿨으며 물리와 원자핵 공학 및 의학 전공자다. 과학에 대한 열정과 연구 현장을 누비며 저자가 접한 이야기가 전문 지식과 함께 녹아있다. 물리학부터 화학 및 생리의학, 원자력 공학까지 각 분야를 개척한 일본 과학계 이야기다.

물리학이 서양 학문의 최고봉이라는 사실을 간파하고 물리 교육에 힘을 실어준 후쿠자와 유키치, 유학생 파견 활동, 유카와 히데키가 동급생이자 평생 라이벌이었던 도모나가 신이치로나 은스 니시나 요시오와 어떤 관계를 맺었는지 등 이야기가 실렸다.

시대적으로 메이지 유신, 러일 전쟁, 태평양 전쟁, 패전과 전후,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등 굵직한 이슈를 둘러싼 과학계 동향도 다뤘다.


일본 과학의 고속 성장 뒤 어두운 이야기도 있다. 일례로 인체 실험으로 악명이 높은 731 부대의 악행에 동참한 의학자가 있었다. 원자력 발전 추진 과정에서 과학자가 관료의 허수아비처럼 여겨진 사례도 있다. 노벨상 수상을 둘러싼 치열한 암투도 일본 내부에서 있었다.

저자는 과학계에도 그림자는 존재하지만, 예나 지금이나 일본에 희망을 안기는 것은 '이과계'라고 규정했다. 일본에 있어 과학이 차지하는 위상이 어떤지 곱씹게 한다.

◇천재와 괴짜들의 일본 과학사=고토 히데키 지음. 허태성 옮김. 부키 펴냄. 432쪽/ 1만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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