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찬우 거래소 이사장, 산더미 현안 어떻게 풀까

머니투데이 한은정 기자, 김남이 기자, 구유나 기자 | 2016.10.05 16:21

5일 부산 본사에서 취임식. 거래소 지주회사 전환에 주력…거래시간 추가연장도 검토할 것

정찬우 한국거래소 신임 이사장
정찬우 한국거래소 신임 이사장이 5일 오전 부산 본사에서 취임식을 갖고 업무를 시작했다. 정 이사장은 거래소 구조개편을 최우선 핵심현안이라고 강조하며 지주회사 전환과 기업공개(IPO)를 빠른 시일 안에 마무리하겠다고 강조했다.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출신인 정 이사장은 이날 취임식에서 거래소 본부별로 처리할 우선 현안을 하나씩 언급했다. 상장제도와 관련해서는 재무적 기준보다 기업의 성장가능성을 평가해 혁신 기업을 발굴하는데 초점을 맞춰달라고 주문했다.

거래소 수익 다변화를 위해 CCP(중앙청산소), IT, 지수개발 사업 등을 거론했고 거래시간 추가연장을 검토하겠다는 입장도 내놨다. 이 밖에 △창업기업 성장사다리 강화 △해외거래소와의 연계 강화 △주식·파생 옴니버스계좌 시행 △불공정거래 방지 등을 제시했다.

정 이사장은 거래소 운영과 관련해 소통과 자율문화가 정착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각 본부가 자율적으로 방향을 정하고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반영할 수 있도록 의사결정 권한을 대폭 위임하겠다고 밝혔다.

정 이사장은 당분간 업무파악에 주력할 예정인데, 생각보다 풀어야 할 숙제가 많다는 판단을 내린 상태다.

본부별로 보면 우선 주력인 유가시장본부(코스피)에서는 시장활성화 방안을 내놔야 한다. 국내 증시는 2010년 이후 박스피(코스피 박스권 장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거래대금을 늘리기 위해 거래시간을 30분 연장했으나 아직 효과는 없는 상태다.

거래시간을 30분 연장한 지난 8월1일부터 지난 4일까지 코시피시장의 평균 거래대금은 4조4674억원으로 올 1~7월 평균 4조7077억원보다 적다. 거래시간 추가 연장을 추진할 근거가 부족하다는 얘기다.

거래 활성화를 위해서는 우량기업 상장확대, 고가주의 액면분할 및 배당확대 등이 선행돼야 하는데 이를 기업들에게 강제할 수 없다는 점이 고민이다. 불필요한 공시 부담도 낮출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코스닥 육성도 숙제 중 하나다. 올해 코스닥본부는 100개 이상 기업의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기술기업과 스타트업 기업 지원에도 힘을 쏟을 계획이다. 정운수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 상무는 "지난해 12개 기술기업이 상장했는데, 올해는 지금까지 신청한 기업만 20여개"라고 밝혔다.

다만 IPO가 급증하면서 흥행에 실패하는 기업들이 하나 둘 나오는 등 공모시장의 체력을 강화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넷마블이나 삼성바이오로직스 같은 큰 기업들이 코스피시장으로 몰리는 아쉬움도 들여다 볼 대목이다.

파생시장 활성화도 큰 숙제 중 하나다. 2011년 39억3000만계약이 거래됐던 파생상품 거래량은 지난해 7억9000만계약으로 80% 가까이 감소, 5분의 1 토막이 났다. 올해는 상황이 한층 더 악화돼 지난달말까지 5억3000만계약으로 전년의 6억2000만계약 대비 15%가 줄었다. 글로벌 파생상품시장에서 한국의 순위는 세계 1위에서 12위권으로 밀려났다.

파생시장 위축은 거래소 수익악화와도 연결돼 있다. 거래소 순이익은 2011년 2600억에 달했지만 지난해에는 783억원으로 급감했다. 2011년 기준 코스피 200선물•옵션, 국채 선물의 수수료 비중은 전체 수수료의 약 60%를 차지했지만 현재는 거래대금과 수수료율 감소로 40%대 수준에 그치고 있다.

시장감시본부의 기능 강화를 위한 투자확대와 함께 직원들의 처우개선도 중요한 숙제로 거론된다. 거래소는 공공기관 지정기간 동안 연봉과 복지가 동결, 감축되는 등 임직원들의 사기가 크게 떨어진 상태다. "신의 직장이 아니라 신이 버린 직장"이라는 푸념이 내부에서 나온다.

거래소 지주회사 전환 및 IPO라는 당면과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조직의 사기가 높아야 하는데, 노동조합의 반발에서 알 수 있듯 직원들의 심리적 피로감이 높아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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