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상선 '2M' 불발? 한진해운 14위 추락…'해운 한국' 추락

머니투데이 황시영 기자, 세종=김민우 기자 | 2016.10.03 16:13

MSC 부사장 "현대상선 2M 가입 불발될 수 있다"…한진해운 컨테이너선 하역 68% 완료

현대상선의 '2M' 얼라이언스(해운동맹) 가입여부가 불확실하다는 전망이 제기되고, 한진해운은 글로벌 선사 순위가 한달만에 7위에서 14위로 내려앉는 등 국내 해운업 위상이 추락하고 있다.

3일 프랑스 해운통계조사기관 알파라이너에 따르면, 캐롤라인 벡쿼트 MSC 수석부사장은 "(현대상선의) 2M 가입 본계약(VSA)은 여전히 결정되지 않았다"며 "MOU는 협상을 위한 서류일 뿐이며 체결되지 못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현대상선은 2M 합류가 불발될 것에 대비해 '디 얼라이언스'와 물밑접촉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 1, 2위 해운사인 머스크와 MSC가 주도하고 있는 2M이 현대상선의 합류를 원했던 표면적인 이유는 현대상선이 아시아~미주 항로에 강점을 가졌기 때문이다. 특히 파나마운하가 지난달 26일(현지시간) 개통되면서 미주 노선의 중요성은 더욱 커졌다. 아시아~북미 노선 점유율 38.3%인 '오션'과 33.6%인 '디 얼라이언스'를 견제하기 위해 2M이 지난 6월 현대상선에 러브콜을 보냈다는 것이다.

그러나 해운업계 전문가들은 한진해운이 무너지자 2M이 아시아~북미노선에 직접 운항하면서 향후 인수·합병(M&A)을 고려하는 쪽으로 전략을 바꾼 것으로 보고 있다. 머스크와 MSC는 지난달 15일부터 중국~부산~미주 노선을 확대 운영해 각각 4000TEU(길이 20피트짜리 컨테이너 박스 1개), 5000TEU급 컨테이너선을 6척씩 투입했다.

머스크를 보유한 덴마크 최대 복합기업 A.P. 묄러-머스크의 미카엘 프람 라스무센 이사회 의장은 최근 "신규 선박 건조 대신 인수를 통해 성장하겠다"고 선언했다. 투자은행 제퍼리스인터내셔널은 머스크가 한진해운과 현대상선 인수를 시도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 6월 현대상선이 2M에 가입하기로 잠정 결정됐을 때도 머스크가 현대상선을 인수할 것이라는 전망은 나왔었다.

한진해운은 선복량(화물적재 가능총량) 감소로 세계 순위가 법정관리 이전의 7위에서 14위로 추락했다. 이날 알파라이너에 따르면, 한진해운의 컨테이너 선복량은 이날 기준 43만7943TEU, 운영 선박수는 59척을 기록중이다. 지난달 23일 54만1820TEU로 11위로 떨어지면서 처음으로 10위권 밖으로 밀려난 데 이어 계속 순위가 내려가고 있다.


법정관리 전에 한진해운은 운영 컨테이너선 97척, 선복량 61만TEU로 세계 7위 선사(글로벌 점유율 2.95%)였다. 선복량이 법정관리 개시 직전과 비교하면 3분의 1수준으로 줄어든 셈이다. 한진해운은 법정관리 이후 용선료 부담 때문에 하역을 마치는 대로 선박을 반납(반선)하는 등 조치로 선복량이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현대상선의 2M 가입이 불투명해지고 한진해운 선복량이 급감하면서 한진해운의 우량자산과 노선을 현대상선이 이어받아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정부의 구상도 불투명해지는 분위기다.

익명을 요구한 해운정책 연구기관 관계자는 "규모의 경제를 갖춘 외국선사들이 낮은 가격으로 시장에 들어와 당분간 이를 유지할 수 있어 현대상선이 한진해운 물량을 다시 가져가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한진해운 컨테이너선 68%가 하역을 완료하는 등 물류대란은 진정세에 접어들고 있다. 해수부에 따르면 3일 기준 한진해운 선박 141척 중 97척의 선박이 하역을 완료했다. 컨테이너선 97척 가운데 56척이 하역을 마쳤고 벌크선은 44척 중 41척이 하역을 완료했다. 한진해운이 운항중인 전체 선박의 68%, 컨테이너선박의 57.7%가 하역을 마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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