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 수출' 한미약품, 계약해지에 바이오株 '우수수'

머니투데이 김은령 기자 | 2016.09.30 16:19

베링거인겔하임 기술수출 계약 해지… 한미약품·사이언스 하룻새 시총 2.6조 증발

한미약품이 베링거인겔하임에 기술수출한 폐암 항암신약 '올레티닙' 계약이 해지됐다는 소식에 급락했다. 1조원 규모의 대형 기술수출 '낭보'가 전해진지 하루도 채 되지 않은 악재에 주가가 롤러코스터를 탔다.

증권가에서는 신약 개발에 대한 리스크를 확인시켜 준 사안이라고 평가하며 당분간 바이오 업종에 대한 투자심리 위축은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미약품은 다른 프로젝트에 대한 시장의 우려도 주가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한미약품, 계약 해지 '악재'에 18% 급락… 시총 1.2조 증발
30일 한미약품은 전일대비 18% 급락한 50만8000원에 마감했다. 한미사이언스도 18.3% 하락한 11만4000원에 마감했다.

한미약품은 전일 장 마감 후 미국 제넨텍에 1조원 규모의 기술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히면서 이에 대한 기대감으로 5% 상승 출발했다. 그러나 개장 초반 베링거인겔하임으로부터 기술수출 계약 해지 통보를 받았다고 밝히면서 급락세로 돌아섰다.

베링거인겔하임은 한미약품의 내성표적항암신약 '올무티닙(HM6713)' 개발을 중단하고 '올무티닙' 권리를 한미약품으로 반환키로 했다고 한미약품은 전했다. 지난해 7월 베링거인겔하임과 한미약품은 계약금과 마일스톤(단계별 기술료)등 총 7억3000만달러 규모의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베링거인겔하임은 지난 6월 올무티닙 글로벌 임상 2상을 진행해 연말 허가 신청을 낼 예정이었다. 업계 관계자는 "임상 마무리를 앞두고 갑자기 개발을 중단한 것은 예상했던 것보다 데이터가 나오지 않아서 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비슷한 계열의 글로벌 항암제 출시로 시장성이 떨어진다는 판단을 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다만 계약금 5000만달러와 일부 마일스톤 1500만 달러 등 이미 수취한 6500만달러(720억원)은 반환하지 않기로 했다.

한편 한미약품이 대형 호재 공시 직후 악재 공시를 연달아 내면서 시장에서 논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항암제 1위사인 로슈의 자회사 제넨텍에 표적항암제 HM95573를 계약금 8000달러(880억원), 마일스톤 8억3000만달러(9130억원) 조건으로 기술수출했다는 소식에 장 초반 상승세를 보이다 개장 40여분 만에 돌연 악재 공시를 하면서다.


한미약품 측은 전일 새벽 베링거인겔하임으로부터 통보를 받았고 한국거래소와 공시 협의를 진행하며 장 개시 전 공시를 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바이오株 투심 위축 불가피 '동반 급락'
한미약품의 기술수출 계약 해지로 제약, 바이오주들은 동반 급락했다. 지난해 초대형 기술수출 계약을 잇따라 체결하면서 신약 개발업체들을 중심으로 바이오주의 밸류에이션(적정가치)가 크게 높아진 상황에서 이번 악재는 업종 전체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는 평가다.

이날 코스피 의약품지수는 전일대비 6.7% 급락했다. 신약 파이프라인을 다수 보유하고 있는 동아에스티가 6.4% 급락했고 종근당도 6.5% 하락했다. 유한양행, 녹십자도 각각 3.5% 2.7% 하락했다. 최근 급등세를 보여 온 JW중외제약은 7.2% 급락하는 등 대부분의 제약바이오주가 급락세를 보였다.

지난해 한미약품이 글로벌 제약사들과 잇따라 대형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하며 신약 프리미엄에 대한 리스크가 대두되면서다. 한미약품은 지난해 일라이릴리, 얀센, 사노피, 베링거인겔하임 등과 약 7조원 규모의 기술 수출에 성공하며 바이오 랠리를 이끌었다. 주요 프로젝트 중 하나가 중단되면서 다른 프로젝트에 대한 우려도 대두되기 시작했다. 증권업계에서는 올무티닙에 대한 시장 가치를 약 1조원 정도로 평가했었다.

배기달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기술 수출에 있어 중요한 것은 임상의 순조로운 진행"이라며 "약물 개발 리스크가 크다는 걸 다시 한 번 알려주는 뉴스로 제약, 바이오에 대한 투자심리 냉각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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