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전략]도이체방크 쇼크, 코스피 향방은

머니투데이 오정은 기자 | 2016.09.30 16:38

코스피, 25포인트 하락 2040대로

독일 최대 은행인 도이체방크의 부실 위험이 돌출되며 코스피가 25포인트 급락했다. 전일 연고점을 경신하며 2070선에 근접했던 코스피는 하루 만에 2040대로 주저앉았다.

30일 코스피 지수는 전일대비 25.09포인트(1.21%) 내린 2043.63에 마감했다.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1578억원, 2386억원을 순매도했다.

불완전 판매로 140억달러의 벌금을 부과받은 도이체방크의 부실 위험이 2008년 금융위기때 파산한 리먼브라더스를 상기시키며 투심을 강타했다. 지난 6월 국제통화기금(IMF)은 도이체방크를 시스템적 금융위기를 일으킬 수 있는 가장 위험한 은행으로 지목하기도 했다.

10월 3분기 실적 시즌과 미국 대선 영향권에 들 코스피는 도이체방크라는 암초를 만나 변동성 확대 국면에 접어들 전망이다.

◇도이체방크, 벌금보다 자금유출이 리스크=미국 법무부가 도이체방크에 제시한 모기지담보부증권(MBS) 불완전 판매에 대한 벌금은 140억 달러다. 이는 도이체방크의 2분기말 기준 소송준비금인 62억달러의 2배가 넘는 규모로 미 법무부는 도이체방크와 협의를 통해 최종금액을 확정할 예정이다.

도이체방크는 최종 벌금을 30억달러 내외로 낮추길 희망하고 있다. 만일 벌금이 도이체방크의 바람대로 결정된다면 리스크가 빠르게 해소될 전망이나 씨티나 모건스탠리 수준으로 합의된다면 소송 준비금이 모두 소진되며 건전성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이 높다.

유럽은행을 분석하는 글로벌 투자은행(IB) 전문가들은 일부 헤지펀드가 도이체방크에서 자금을 회수하고 있는 상황이 법무부의 벌금 리스크보다 더 크다고 분석했다.

키안 아부후세인 JP모간 연구원은 "도이체방크에 대해 미국 법무부의 벌금보다 고객들의 자금 유출이 도이체방크에 자본확충 문제를 야기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JP모간이 생각하는 3가지 시나리오는 첫째, 미 법무부가 예상 벌금을 도이체방크가 원하는 수준인 30억~40억달러까지 낮춰주는 것으로 이 경우는 자본확충 문제가 발생하지 않을 전망이다. 둘째로 미국 법무부가 40억달러를 훌쩍 상회하는 벌금을 제시하면 도이체방크는 이를 거부할 것이며 이는 자본확충 이슈를 야기할 가능성이 높다. 셋째로 최악의 시나리오는 과징금이 아닌 고객 자금 유출로 인해 자본확충이 필요한 상황이 초래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韓 증시, 유럽계 자금 유출 가능성=국내 증시 측면에서는 도이체방크에서 자금 유출이 발생할 경우 유럽계 자금 유출이 나타날 전망이다.

헤지펀드나 글로벌 IB(투자은행)의 프랍(자기매매) 데스크가 많은 유럽계 자금은 경기 및 환율을 비롯해 글로벌 이벤트에 민감해 단기 수급 변동성이 크기 때문이다. 국내 외국인 투자자 중에서 유럽계 자금 비중은 약 15% 수준이다.

오승훈 대신증권 글로벌마켓전략실장은 "도이체방크는 파생시장 노출도가 높은 은행으로 리스크가 다른 유럽은행으로 번질 가능성이 높아 유럽계 자금의 회수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이번 사태는 지금 시장의 상승 동력인 유동성의 힘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주의가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도이체방크의 시가총액(180억달러)에 육박하는 벌금 규모에 구제금융 우려까지 불거지고 있지만 아직 시스템 리스크를 걱정할 때는 아니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경민 대신증권 글로벌마켓전략실 팀장은 "도이체방크가 글로벌 시장에 상당기간 불안요인이 될 것이라는 점은 사실"이라면서도 "다만 일각에서 언급되는 제2의 리먼이라는 공포감은 자제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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