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이재용-손정의, 삼성 본사에서 2시간 30분 회동 왜?

머니투데이 임동욱 기자 | 2016.09.29 18:25

글로벌 IT 리더 전격 회동...차세대 IoT나 AI 등 다양한 분야 협력 방안 논의한 것으로 추정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사진 오른쪽)과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29일 오후 삼성서초사옥에서 회동한 후 로비로 걸어나오고 있다./사진=오동희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29일 오후 서울 삼성서초사옥에서 전격 회동한 것은 전세계 모바일 및 반도체 산업을 주도하는 두 글로벌 거대기업간의 본격적인 '협력' 가능성을 예고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특히 2시간이 넘는 동안의 장시간 회동 내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부회장과 손 회장은 매년 글로벌 기업 최고경영자들이 집결하는 '비공개 모임인 선밸리 컨퍼런스'에서 정기적으로 만나는 등 자주 얼굴을 맞대왔다.

두 사람은 2011년 고(故) 스티브 잡스 애플 회장의 추도식에 참석한 40명 중 유이한 아시아인이었다. 소문난 골프광인 손 회장은 한국 기업가 중 골프 맞수로 이 부회장을 꼽을 정도로 개인적인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손 회장이 29일 삼성전자 서초사옥으로 이 부회장을 직접 찾아와 단독으로 회동한 것은 단순한 친분이 아닌 '비즈니스' 목적의 방문일 가능성이 높다. 양사간 사업 제휴, 거래 등 최고경영자 레벨의 결단이 필요한 사안에 대해 점심을 함께 하며 의견을 교환했을 것으로 보인다.

손 회장이 이끄는 소프트뱅크의 운영자산은 모바일 서비스 및 반도체, 사물인터넷(IoT) 산업 전반을 아우른다. 세계 1위 스마트폰 제조업체이자 세계 2위 종합반도체 업체인 삼성전자와 손잡을 수 있는 '접점'은 곳곳에 있다.

소프트뱅크는 2006년 영국 보다폰그룹의 일본 자회사를 인수하며 이동통신업에 진입했다. 단순한 휴대전화 시장에 뛰어든 것이 아니라 모바일 인터넷 플랫폼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적 움직임이었다. 이는 2007년 애플 아이폰의 출시로 스마트폰 시대가 열리면서 손 회장의 '승부수'는 적중했다. 2013년에는 216억 달러(25조원)에 미국 이동통신회사 스프린트를 인수했다.


올해 7월에는 234억 파운드(35조원)를 들여 영국 반도체 설계업체인 ARM을 인수했다. ARM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같은 시스템온칩(SoC), 마이크로컨트롤러유닛(MCU) 등 핵심자산(IP)을 설계하고, 이를 반도체 업체에 라이선스하는 기업이다.

업계는 모바일 및 IoT 분야를 'ARM의 세상'이라고 부른다. 그만큼 관련 업계에서 ARM의 비중이 높다는 의미로, 지난해 출하된 모바일 AP 중 ARM 코어를 탑재한 제품 비중은 95%가 넘는다. 삼성의 엑시노스, 퀄텀의 스냅드래곤, 애플의 AP 모두 ARM 아키텍처 기반으로 만들어졌다. IoT 시장에서도 ARM 기술의 점유율은 계속 높아지고 있다.

일각에선 손 회장이 기업 인수 후 가치를 높여 되파는 방식으로 소프트뱅크를 성장시켜 온 점에 주목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재 77조원 규모의 현금을 들고 있는 삼성전자가 소프트뱅크와의 메가딜 또는 공동투자 등을 통해 업계의 판도 변화를 노릴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날 전세계 IT 업계 리더 두 사람의 전격 회동에 전세계 IT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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