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암 탄두' 장착한 수출 플랫폼, "곧 터진다"

머니투데이 안정준 기자 | 2016.09.30 03:30

[이주의 바이오人]김용주 레고켐바이오 대표 "2년 내, 13개 파이프라인 기술수출 성과"

김용주 레고켐바이오 대표
지난 6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최대 바이오산업 전시 컨퍼런스 '2016 바이오인터내셔널컨벤션' 현장. 한국을 대표하는 바이오업계 인사들이 신약 기술 수출을 위해 총출동했지만, 유독 김용주 레고켐바이오 대표의 모습만 눈에 띄지 않았다.

행사 화두가 레코켐바이오의 핵심 기술 'ADC'(Antibody Drug Conjugate: 항체·약물 결합체)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김 대표의 '부재'는 더욱 의아했다.

지난 22일 레고켐바이오 대전 본사에서 만난 김 대표는 "글로벌 항체 회사들과의 마라톤 미팅이 진행된 상담실 밖으로 나갈 시간이 없었다"고 말했다. 행사장 곳곳에서 'ADC' 기술의 잠재력에 대한 프리젠테이션이 진행된 동안 김 대표는 상담실에서 40여 개 업체들과 'ADC' 기술을 협상 테이블 위에 두고 피 말리는 상담을 진행했다. 그가 지난 2년간 상담실에서 만난 글로벌 업체는 200여 개다.

김 대표가 현재 공동개발을 추진 중인 파이프라인(신약 후보물질)은 13개. 김 대표는 "앞으로 2년 뒤, 파이프라인들의 기술수출 성과가 터져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레고켐바이오의 'ADC'는 '항원'(인체에 침입해 면역반응을 일으키는 질환 유발 물질)을 선택적으로 공격하는 '항체'(항원에 대항하기 위해 혈액에서 생성된 물질)와 강력한 치료 효과를 지닌 약물을 결합하는 기술이다. '핵탄두'(약물)를 '미사일'(항체)에 실어 '원하는 표적'(항원)에 정확히 투하하기 위한 '유도기술'이다. 약물 자체가 아닌 '전달 효과'를 높인다는 점에서 한미약품 '랩스커버리'와 같은 '플랫폼 기술'로 분류된다.

항암제는 암세포만 선택적으로 공격하는 '표적치료'가 되지 못하면 시장성이 없다. 2020년 1500억달러(166조원) 규모로 성장할 글로벌 항암제 시장에서 'ADC'가 주목받는 이유다.


김 대표가 'ADC' 파이프라인 기술수출 성과가 나올 시점을 2년 뒤로 내다본 것은 수출 가치를 끌어올릴 임상시험 성과가 그때쯤 예견돼서다. 김 대표는 "허셉틴(유방암치료제)-ADC 임상시험이 이르면 내년 말 시작될 것"이라며 "후보물질 일때 수출하는 것과 임상 단계에서 수출하는 것은 20배의 가치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레고켐바이오 임상은 글로벌 'ADC' 기술개발 영역에서도 중요한 이벤트다. 현재 전 세계에서 자체 'ADC' 기술을 보유한 업체는 10여 개. 이 가운데 실제 임상을 바라보는 업체는 레고켐바이오를 포함 2개뿐이다. 레고켐바이오의 임상 결과에 따라 글로벌 업계가 주목하는 'ADC'의 잠재력이 현실화하는 것이다.

김 대표는 "'ADC' 기술이 임상을 통해 증명되면 회사가 보유한 13개 파이프라인들의 가치도 함께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ADC'를 통한 글로벌 도약과 함께 자체 생산·유통망을 갖춘 '종합 제약사'로의 도약도 꿈꾼다. 이를 위해 레고켐바이오는 지난해 의료기기·의료소모품 유통업체 칸메드와 의약품 제조사 한불제약을 인수했다.

김 대표는 "칸메드는 올해 200억원 가량의 매출이 예상되며 한불제약도 10~11월쯤부터 수익을 올릴 것"이라며 "종합 제약회사로 성장하는 것이 궁극적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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