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박한' 롤스로이스, 점심·기념품도 생략…'김영란' 후 첫 車 행사

머니투데이 영종도(인천)=장시복 기자 | 2016.09.29 15:41

亞최초 브랜드 스튜디오 오픈...서울 호텔 대신 자사 공간서 "법 규정 준수, 모든 언론에 공개"

롤스로이스, 스튜디오 오픈행사/사진=장시복 기자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 시행 이튿날인 29일 오전 11시 인천 영종도 BMW 드라이빙센터. 국내 자동차 담당 기자들이 속속 모여들기 시작했다. BMW그룹 계열의 영국 럭셔리카 브랜드 '롤스로이스'가 이 센터 안에 아시아 첫 스튜디오를 열며 언론 간담회를 가졌다. 200㎡ 스튜디오에는 60여 명의 취재진이 북적여 노트북을 놓을 공간도 없었다.

현장에서는 평소와 달리 긴장감이 감돌았다. 김영란법이 시행된 이후 처음으로 열린 자동차 업계 행사이기 때문이다. 차당 4억~7억원을 호가하는 브랜드의 홍보행사가 어떻게 진행될 지 궁금증을 자아낼 수 밖에 없다. 혹시나 문제되는 건 없을 지 주최측이나 기자들이나 서로 눈치를 보는 어색한 분위기도 연출됐다.

자동차 산업은 신차나 브랜드에 대한 홍보·마케팅이 필수적인 대표 B2C(기업대소비지간거래) 분야어서 김영란법으로 인한 후폭풍 우려가 많이 나왔었다. 그간 자동차 업체들은 접근성은 물론 브랜드의 고급 이미지를 극대화 하기 위해 서울 특급호텔에서 신차 발표회를 갖거나 미디어 시승을 통해 제품을 알려왔다. 그러나 김영란법을 엄격히 적용하다보면 위축될 수 밖에 없었다.

주최 측은 장거리 이동인 점을 감안해 서울 시내에서 왕복 전세버스 2대를 운영했는데 법 한도내로 책정돼 버스비는 받진 않았다.
롤스로이스, 스튜디오 오픈행사/사진=장시복 기자

1시간 가량 토스텐 뮐러 위트비스 CEO의 인터뷰와 질의응답이 이이지고 정오 점심시간이 다가왔다. 통상 식사장으로 이동했을 상황이지만 아무도 말을 꺼내지 않았다. 유일한 센터 내 식당은 호텔에서 위탁 운영되다보니 메뉴당 통상 2만~3만원대여서 언감생심이었다. 대신 행사장 한켠에 음료와 간식 수준의 간단한 핑거푸드가 마련됐는데 주문 인원을 기준에 맞춰 보수적으로 잡다 보니 금방 바닥났다.

과거엔 차 업계 행사 후 자사 브랜드 로고가 담긴 우산·열쇠고리 등 기념품이 제공되는 경우도 있는 데 이제 '금기어'였다. 더욱이 다른 브랜드도 아니고 '롤스로이스'이다 보니 기념품 값도 수만원대를 호가할 수 밖에 없다.


연간으로 일정이 빼곡히 잡힌 CEO 일정에 맞추다보니 김영란법 시행일 다음날인 이날 행사를 진행하게 됐는데, 처음 김영란법에 대한 보고를 들은 영국 본사는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역사가 오래된 글로벌 브랜드이지만 해외에선 이런 법 사례가 드물어서다. 그러나 결국 한국 현지의 법과 원칙에 따라 무리 없이 행사를 마쳤다.
롤스로이스, 스튜디오 오픈행사/사진=장시복 기자

롤스로이스모터카 관계자는 "브랜드 특성에 따라 예전엔 일부 언론을 초청해 행사를 열는데 이제 모든 언론을 대상으로 하다보니 예상보다 참석자들이 많았다"며 "글로벌 브랜드 콘셉트와는 조금 다를 수 있지만 다행히 (호텔 등이 아닌) 우리 공간이어서 대관료 부담도 없고 교통·식사비 등도 철저히 김영란법 한도 내에서 맞췄다"고 전했다. 간담회 취재를 마친 기자들은 점심식사를 거르고 곧바로 서울행 차량에 올라탔다.

한편 오는 11월 공식 오픈 예정인 국내 '롤스로이스 스튜디오'는 영국 굿우드 본사에 위치한 '아틀리에'에 이은 두번째 롤스로이스 브랜드 스튜디오다. 아시아에선 최초다.

스튜디오의 입구의 '자동차 갤러리'에서는 롤스로이스의 최신 모델이 교대로 전시되며, 벽 뒤의 비밀 공간 처럼 꾸며진 '아틀리에 라운지'에서는 예약제로 비스포크(Bespoke) 주문 서비스가 제공된다. 세계 최초로 2.6km의 센터 내 폐쇄형 서킷과 주변 해안도로에서 고객 대상 시승도 이뤄진다.

베스트 클릭

  1. 1 "건드리면 고소"…잡동사니로 주차 자리맡은 얌체 입주민
  2. 2 "나랑 안 닮았어" 아이 분유 먹이던 남편의 촉…혼인 취소한 충격 사연
  3. 3 [단독]음주운전 걸린 평검사, 2주 뒤 또 적발…총장 "금주령" 칼 뺐다
  4. 4 "역시 싸고 좋아" 중국산으로 부활한 쏘나타…출시하자마자 판매 '쑥'
  5. 5 "파리 반값, 화장품 너무 싸"…중국인 북적대던 명동, 확 달라졌다[르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