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성능 거대 현미경' 4세대 가속기로 어떤 연구할까

머니투데이 류준영 기자 | 2016.09.29 14:04

바이오·항암신약·신소재 개발 등에 활용



29일 준공식을 가진 4세대 방사광가속기는 '초고성능 거대 현미경'이라고도 부른다. 이 실험장치는 전자를 빛의 속도로 가속시켜 밝은 빛(방사광)을 발생시킨다. 이 빛을 이용해 물질의 원자 및 분자 수준의 미세구조를 분석할 수 있다.

고인수 포스텍 4세대 방사광가속기 구축 추진단장은 “우리가 깜깜한 곳에서는 아무것도 볼 수 없고, 무언가를 보려면 빛이 필요 하듯이, 아주 작은 나노세계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관찰하기 위해서는 매우 밝고, 파장이 짧은 빛이 필요하다”며 “이 같은 특별한 빛을 만들어 내는 것이 방사광가속기”라고 설명했다.

4세대방사광가속기의 성능은 햇빛보다 100경배 밝고 파장이 0.1나노미터에 불과한 X-선 레이저를 발생시킨다. 이를 물질에 충돌시키면 실험 대상의 미세구조와 현상을 팸토초(1000조 분의 1초)나 나노미터(10억 분의 1m) 단위까지 관측할 수 있다.

이를테면 바이러스 단백질이 세포막을 뚫고 들어가는 모습, 물이 수소와 산소로 분해되는 순간 등을 자세하게 들여다볼 수 있는 것. 고인수 단장은 “4세대 가속기로 연구하는 것은 마치 자물쇠 내부를 들여다보며 열쇠를 제작하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이 장비의 핵심인 X-선 레이저를 만드는 과정은 매우 정밀하게 이뤄진다. 전자가 710m에 이르는 가속관을 지나는 동안 전자의 궤도 정밀도는 2㎛(마이크로미터·100만분의 1m)로 관리된다. 다시 말하면 서울에서 부산으로 항공기가 이동할 때 비행 궤도 오차가 5mm 이내로 유지되는 것과 같은 수준이다.

4세대 방사광가속기는 매우 다양한 분야의 R&D(연구·개발)를 지원한다. 바이오·신약 분야에서는 전에 볼 수 없었던 살아 있는 세포와 질병 단백질의 구조를 정확하게 분석해 ‘맞춤형 신약’을 개발하는 데 이용할 수 있다.


포항가속기연구소 측은 “치매나 당뇨,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 C형 간염 바이러스, 암 치료제 등의 개발, 생체모방기술과 의약품 복합체 연구 등에 활용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간 분석이 어려웠던 광합성 현상 등을 실시간으로 관찰할 수 있어 이산화탄소(CO2)를 유용한 자원으로 전환할 수 있는 ‘인공 광합성’ 연구에도 응용될 전망이다.

또 미세먼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고효율 촉매 변환장치 개발, 고성능의 경량소재 개발 등에도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이기봉 포항가속기연구소장은 "3세대 가속기를 20년 넘게 운영한 기술 노하우 덕에 4세대 가속기도 안정적으로 가동시킬 수 있을 것“이라며 "4세대 방사광가속기는 앞으로 타미플루 등 신약개발, 고효율 태양전지 등 미래형 에너지, 차세대 자기메모리 기술을 비롯한 나노 산업 등 우리나라 미래 먹거리를 창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미래창조과학부와 포스텍은 오는 12월 국내 연구진을 중심으로 해외 유수 연구자가 참여하는 데모실험을 진행해 국제수준의 성능검증을 마친 후, 내년부터 이용자 실험지원에 착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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