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반출' 안해줘 '안드로이드 오토' 못한다는 구글…애플 카플레이는 왜?

머니투데이 이해인 기자 | 2016.09.30 08:59

'지도반출' 없어도 韓서 급페달 밟는 '애플 카플레이'…"지도 아닌 구글의 의지 문제"


# 얼마 전 쉐보레 차량을 구입한 박모씨(35)는 차량에 탑재된 ‘애플 카플레이’를 곧잘 활용한다. 아이폰만 연결하면 ‘시리(애플 음성인식 서비스)’를 통해 운전 중 음성으로 전화를 걸거나 메시지를 확인할 수 있다. 길 안내 기능도 제공한다. 과속 단속·방지턱 안내 기능은 빠져있지만 제법 쓸만하다.

애플 카플레이 탑재 차량이 국내에서 부쩍 늘고 있다. 한국지엠은 지난해부터 쉐보레 스파크, 임팔라, 올 뉴 말리부, 더 뉴 아베오 등 신차에 애플 카플레이 기능을 탑재해왔다. 르노삼성과 현대기아차도 속속 애플 카플레이를 속속 도입하고 있다. ‘카플레이’는 운전 중 아이폰을 쉽게 사용할 수 있게 해주는 서비스. 차량 디스플레이와 연동돼 전화, 문자, 지도 기능을 음성명령으로 손쉽게 이용할 수 있다.

◇애플 카플레이는 되고, 구글 오토 안되는 이유는?=애플 카플레이가 주목을 받는 건 구글 지도 반출 논란 때문이다. 국내 출시 차량에서 속속 탑재되고 있는 애플 ‘카플레이’와 다르게 구글의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서비스 ‘안드로이드 오토’는 아직 출시되지 않았다. 한국 정부가 국내 디지털 지도데이터의 해외 반출을 허용하지 않아 국내 길안내 서비스 자체가 불가능하고, 이로 인해 안드로이드 오토 서비스도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는 게 구글의 주장이다. 실제 구글은 한국 정부의 지도반출 규제가 사용자들의 혁신 서비스를 가로막고 있다며 대표 사례로 ‘안드로이드 오토’를 거론해왔다. 올초 개최된 구글 개발자대회(I/O)에서도 “현대차가 가장 빨리 ‘안드로이드 오토’ 시스템을 신규 차종에 탑재했음에도 정작 한국에선 해당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애플 카플레이와 구글 안드로이드 오토는 서비스 방식과 기능이 유사하다. 길안내 서비스도 휴대폰 속 자체 지도앱을 통해 구동된다. 물론 실시간 교통정보가 반영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티맵이나 카카오내비와 다르다. 과속카메라나 방지턱 안내 기능도 지원되지 않는다. 그래도 복잡한 도심 안에서도 사용할 수 있을 정도는 된다.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들의 경우, 익숙한 인터페이스로 한국에서 길안내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점도 매력이다.

한국 정부가 지도데이터를 내주지 않아 서비스가 불가능하다는 구글과 달리, 애플은 어떻게 국내 길 찾기 서비스가 가능할까. 애플은 국내 사업자가 제작한 디지털 지도 데이터를 기반으로 국내에서 ‘지도’와 ‘길안내’ 서비스를 제공한다. 운용서버도 국내에 소재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못하는 거야? 안하는 거야?…구글의 속셈은?=사실 ‘카플레이’ ‘안드로이드 오토’에서 제공되는 길안내 기능은 차량 인포테인먼트 서비스를 구성 요소이지 메인은 아니다. 차량 전용 내비도 있고, 실시간 길안내가 가능한 스마트폰 내비 앱들이 즐비한 상황에서 이용자들이 굳이 애플이나 구글의 지도앱을 고집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구글 ‘안드로이드 오토’ 서비스가 도입된 해외 국가들도 지역별 편차가 있긴 하지만 통상적으로 국내 서비스 중인 애플 카플레이를 뛰어넘는 수준은 아니라는 게 이들의 전언이다.

종합하면 구글이 국내 상세 지도 데이터 반출이 이뤄지지 않아 한국에서 ‘안드로이드 오토’와 ‘구글맵’에서 길안내 기능을 지원하지 못한다는 건 구글의 궁색한 변명이라는 지적이다. 업계의 관계자는 “애플 카플레이의 경우, 지도 데이터의 해외 반출 없이도 국내에서 얼마든지 길안내 등 위치기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예”라며 “국내 안드로이드 오토 서비스를 하느냐 마느냐는 구글의 의지일 뿐 지도 데이터 반출이 그 전제조건이 될 수 없다는 얘기”라고 꼬집었다.

이같은 지적에 대해 구글 측은 구글이 원하는 수준의 서비스를 위해서는 여전히 지도데이터 반출이 필요하다는 입장만 되풀이하고 있다. 구글은 “전 세계에 제공하는 혁신적인 지도 서비스를 다른 나라에서 제공하듯이 한국에서도 제공하고 싶다”고 밝혔다.

베스트 클릭

  1. 1 "유영재, 선우은숙 친언니 성폭행 직전까지"…증거도 제출
  2. 2 장윤정♥도경완, 3년 만 70억 차익…'나인원한남' 120억에 팔아
  3. 3 차 빼달라는 여성 폭행한 보디빌더…탄원서 75장 내며 "한 번만 기회를"
  4. 4 "390만 가구, 평균 109만원 줍니다"…자녀장려금 신청하세요
  5. 5 갑자기 '쾅', 피 냄새 진동…"대리기사가 로드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