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 수놓은 경회루…'시간여행 테마파크' 된 경복궁

머니투데이 김유진 기자 | 2016.10.01 03:10

[어디로?여기로!] 제4차 경복궁 야간특별관람…올해는 경회루 미디어 파사드도 즐길 수 있어

지난 29일 경복궁 야간 특별관람을 찾은 시민들이 한국콘텐츠진흥원과 문화재청이 문화재를 활용해 만든 융복합 콘텐츠 '시간의 다리를 건너다, 경복궁 야간기행'을 즐기고 있다. /사진제공=문화재청

젊은이들 사이에서 고궁은 고리타분한 문화재가 아니라 '테마파크'에 가깝다. 조선시대 낭자와 도령으로 한껏 분장한 '코스프레족'들은, 너도나도 밤이 내려앉은 궁궐을 시간 여행하듯 돌아다닌다.

지난 24일부터 오는 10월28일까지 진행되는 제4차 경복궁 야간특별관람. 이번에는 특별히 경복궁이 '미디어 파사드'로 빛의 색동옷을 입었다. 은은한 빛에 건물의 아름다움만 감상했던 지난 야간특별관람과 달리, 이번에는 경회루와 영제교에서 펼쳐지는 현대적인 콘텐츠까지 만나볼 수 있었다.

지난 28일 한국콘텐츠진흥원과 문화재청의 문화재 활용 융복합 콘텐츠 '시간의 다리를 건너다- 경복궁 야간기행'를 보기 위해 야간특별관람을 찾았다.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1000명이 넘는 관람객이 찾은 경복궁은 이전보다 더 화려해진 모습으로 사람들을 반겼다.

오후 7시. 경복궁 수문장이 야간특별관람의 시작을 알렸다. 활짝 열린 정문으로 들어서자마자 연두빛으로 물든 영제교가 반겼다. 대상의 표면에 빛으로 이뤄진 영상을 투사해 변화를 줌으로써 다른 성격을 가진 것처럼 보이게 하는 기술인 '프로젝션 맵핑'이 사용된 작품이다.

다리 위에는 영상으로 쏘아진 나비들이 돌아다니고 있었는데, 이 나비들은 관람객을 졸졸 따라다니는 신통한 모습을 보였다. 김경화 문화창조융합본부 융합벨트총괄과장은 "궁궐 속 석조다리 위에 최신 기술을 통해 사람의 움직임에 반응하는 영상을 구현했다"며 "특히 아이들이 좋아한다"고 말했다.

지난 29일 경복궁 야간 특별관람에서 한국콘텐츠진흥원과 문화재청이 선보인 문화재를 활용해 만든 융복합 콘텐츠 '시간의 다리를 건너다, 경복궁 야간기행' 속 경회루 미디어 파사드. /사진제공=문화재청

지난 29일 경복궁 야간 특별관람에서 한국콘텐츠진흥원과 문화재청이 선보인 문화재를 활용해 만든 융복합 콘텐츠 '시간의 다리를 건너다, 경복궁 야간기행' 속 경회루 미디어 파사드. /사진제공=문화재청

경복궁 내 연못 위에 우뚝 서 있는 경회루는 반투명한 천으로 뒤덮여있었다. 연못 위 경회루 옆에는 LED 등으로 만든 초승달이 떠 있었고, 앞에는 작은 배 모양의 등불들이 떠 있었다. 잠시 후, 우리 말과 영어로 된 안내말이 나오더니 경회루 미디어 파사드 '향유(享有, 나누어 누리다)'가 시작됐다.


캔버스가 된 경회루 건물 위에 빛을 쏘자 물고기가 떠다니고, 궁궐 사람들이 평화로운 시간을 보내고, 기차가 지나가고 오방색의 단청 기술이 저마다 제 색을 뽐내는 화려한 쇼가 시작됐다. 난타를 연상시키는 거친 음악이 궁내에 울려퍼졌다.

12분 동안 이어진 미디어 파사드 영상의 말미에 다다르자 경회루 양옆에서 10여 명의 무용수들이 선녀가 입을 법한 고운 한복을 입고 일렬로 등장했다. 무용수들은 세종의 명으로 정인지 등이 만든 '용비어천가' 가사에 작곡된 음악인 '봉래의'에 맞춰 춤을 췄다.

궁궐 안에서 펼쳐진 화려한 풍경에 관객들은 신기해했다. 한 관람객은 "외국인들의 눈에 밤이 내려앉은 경복궁의 고즈넉함과 현대적인 감각의 미디어 파사드가 어울려 매우 멋지게 다가갈 것 같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다만 아직은 보완이 많이 필요해보인다는 지적도 있었다. 이미지의 향연일 뿐, 경회루 미디어 파사드 속에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스토리가 제대로 녹아들어있지 않다는 이야기였다. 또 다른 관람객은 "우리의 고궁 문화는 시끄러운 음향, 과도한 색채와 어울리지 않는다"며 "콘텐츠를 제작한 팀에서 '한국의 미'를 얼마나 제대로 이해했는지 의문"이라고 아쉬움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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