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회생 신동빈, 법원이 준 '롯데개혁 기회'

머니투데이 오승주 기자 | 2016.09.29 05:49

한국 롯데의 일본 종속화 벗어날 지배구조 개혁 드라이브 불가피해

1700억원대 횡령·배임 등의 혐의로 수사를 받아온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28일 오전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리는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롯데그룹이 기사회생했다. 신동빈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법원에서 기각되면서 '총수 구속'이라는 극단적 상황은 피하게 됐다.

롯데그룹은 신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 기각 소식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룹 관계자는 "구속될 경우 경영공백을 피할수 없어 우려했지만 최악은 면하게 됐다"며 "경영마비라는 초유의 일을 피하게 해준 법원의 판단을 존중한다"고 말했다.

◇한일 롯데 연결고리 끊기 본격화할 듯=법원 결정으로 장기간의 재판과정은 남았지만 신 회장은 '원리더'로서의 경영 기회가 보장됐다. 검찰 수사 과정에서 흐트러진 한국과 일본 롯데를 추스리고 조직을 재정비해 강한 추진력을 다시 한 번 보여줘야 하는 과제가 남았다. 신 회장은 하루빨리 조직을 안정시키고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약속한 '롯데개혁' 등을 통해 '원리더'의 위상 정립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 그동안 검찰수사로 미뤄진 '남은 과제' 해결에 전력을 다할 전망이다. 우선적으로 지배구조개선과 주춤해진 그룹의 성장을 정상궤도로 올려놓는 작업에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호텔롯데 상장 재추진으로 한국과 일본의 연결고리를 끊어내는 작업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한국 롯데그룹은 일본 롯데홀딩스 지분이 93%에 달하는 호텔롯데를 통해 지배받고 있다.

지난 1월 호텔롯데는 한국거래소의 상장 승인을 받아 지배구조개선 작업에 들어갔지만, 6월 검찰 수사가 본격화되면서 상장이 잠정 중단된 상태다. 신 회장은 검찰수사 이후에도 호텔롯데 상장 재추진 뜻을 나타냈다. 일본 롯데의 지배를 받는 불안정한 롯데그룹 지배구조를 정상화시키겠다는 의지가 강한 것으로 알려져 한일 롯데간 연결고리를 끊고, 이번 검찰 수사 과정에서 드러난 우려처럼 '한국롯데의 일본 종속화'를 벗어나는 개혁에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보인다.

롯데는 이번 검찰조사에서 신 회장 부재시 일본인들에 의해 한국 롯데가 좌우될 수 있다는 교훈을 얻었다. 신 회장은 무엇보다 일본 롯데에 비해 매출이 18.6배에 달하는 한국 롯데의 안정을 위해서라도 한일 롯데의 고리끊기에 주력할 것으로 관측된다.


◇올스톱된 성장·투자 정상화…아시아 톱10 목표=활력을 잃은 그룹 각 부문의 성장 정상화와 투자 활성화도 숙제다.

롯데그룹의 맏형격인 롯데쇼핑은 상반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각각 -10.1%와 -15.4%를 기록하며 뒷걸음질쳤다. '올스톱'된 투자계획 수립도 관건이다. 현재 롯데그룹은 내년 투자계획이 중단된 상태다. 신 회장의 거취가 불투명해 투자계획을 세우지 못한 것이다. 하지만 신 회장이 구속을 피하면서 투자도 활력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롯데는 해마다 7조원 가량을 투자해 왔다.

글로벌 경영도 재가동될 전망이다. 신 회장이 전략적으로 추진했던 글로벌 면세점과 호텔 등 인수합병(M&A)도 재추진되고, '2018 아시아 톱 10 글로벌 그룹' 비전도 탄력을 받게 된다. 롯데그룹은 2018년까지 매출 200조원을 달성하겠다고 선언했다.

재계 관계자는 "100일 넘는 검찰 수사로 롯데그룹이 만신창이가 됐을 것"이라며 "신 회장이 모든 것을 걸고 공격경영을 펼쳐 롯데의 자존심을 회복하는 것이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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