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료 올라가는 비자카드, 이젠 이별을 고할 때

머니투데이 이창명 기자 | 2016.09.29 05:49

해외가맹점이나 수수료율 경쟁사인 마스터카드와 비교해 경쟁력 없어

비자카드가 내년부터 해외 이용 수수료를 1.0%에서 1.1%로 올리기로 했다. 해외 결제가 가능한 다른 카드보다 수수료가 비싸지면서 카드 이용자들 사이에선 마스터카드나 유니온페이로 갈아타려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현재 비자카드와 마스터카드의 수수료는 해외 이용시 1.0%, 국내 이용시 0.04%로 같다. 하지만 내년부터는 비자카드의 해외 이용 수수료가 1.1%로 마스터카드보다 더 비싸진다. 해외에서 비자카드 이용시 마스터카드보다 0.1%포인트 만큼의 수수료를 더 내야 한다.

카드 이용자들 사이에선 굳이 비싼 수수료를 부담하면서 비자카드를 고집할 이유가 없다는 인식이 퍼지고 있다. 비자카드나 마스터카드나 해외 가맹점 수에서 차이가 거의 없어 어떤 카드를 쓰든 크게 불편할 것이 없기 때문이다.

여신금융연구소에 따르면 비자카드와 마스터카드의 해외 가맹점 수는 3960만여곳으로 비슷하다. 이용 가능한 해외 현금지급기(ATM) 수도 210만여개로 거의 같다. 카드 사용이 가능한 국가 수는 마스터카드가 210개국으로 200개국인 비자카드보다 오히려 더 많다.

원래 비자카드와 마스터카드는 공략하는 시장에서 차이가 있었다. 비자카드는 아시아 등 신흥국을 중심으로 저변을 넓혀왔고 마스터카드는 유럽을 중심으로 네트워크를 구축해왔다. 하지만 최근에는 비자카드와 마스터카드 사이에 차별점이 거의 사라졌다.

그런데도 국내에선 유독 비자카드 선호도가 높았다. 국내에서 발급된 해외 겸용 카드 중 비자카드와 마스터카드의 비중은 40% 수준으로 비슷한 것으로 파악된다. 하지만 해외 카드 이용금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비자카드가 55.5%인 반면 마스터카드는 33.4%에 그친다.


이 결과 지난해 국내 카드 이용자들이 글로벌 카드사에 지급한 총 수수료 1940억원 가운데 절반이 넘는 1076억원이 비자카드 수입으로 들어갔다. 비자카드가 내년부터 수수료를 0.1%포인트 올리면 비자카드는 국내 카드 이용자들로부터 100억원 이상의 수입을 더 올리게 된다.

비자카드가 해외 이용시 차별적으로 두드러진 혜택이 없으면서 수수료 인상을 철회하지 않자 국내 카드사들은 해외 겸용 카드 발급시 마스터카드와 더불어 유니온페이를 권하는 분위기다.

특히 유니온페이는 고객이 부담하는 수수료가 전혀 없어 알뜰족 사이에 입소문을 타고 있다. 유니온페이는 중국을 중심으로 아시아 전역에서 가맹점이 늘고 있어 아시아권 여행시 사용에 불편이 없다. 미주 대륙과 유럽에서도 웬만큼 큰 가맹점에서는 유니온페이 사용이 가능하다.

KB국민카드의 경우 유니온페이 카드 발급이 지난달 기준 200만건을 돌파했을 정도로 증가세가 가파르다. KB국민카드는 2013년부터 유니온페이를 발급하기 시작했는데 국내 전용 카드와 해외 겸용 카드 전체 가운데 발급률이 지난달 기준 9.27%로 올라섰다. 반면 2013년부터 지난달까지 발급률이 비자카드는 22.74%에서 20.36%, 마스터카드는 19.51%에서 16.45%로 하락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아직 수치로 명확히 드러나진 않지만 비자카드에서 마스터카드로 갈아타려는 움직임도 일부 나타나고 있다”며 “특히 유니온페이는 해외 이용 수수료가 없어 실속을 중시하는 젊은층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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