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트할 때 영화라도 한편? 이젠 겁나요"

머니투데이 진경진 기자 | 2016.09.29 05:58

[이슈더이슈] 소비자 많은 찾는 시간대·좌석별 차등요금제 도입..."조조영화, 콜라는 텀블러에"

"주말에 극장 한번 가려면 정말 적지 않은 돈이 깨져요. 영화티켓은 장당 1만원이 넘죠, 음료에 팝콘까지 먹으면 2명이 3만원은 금방이에요. 그나마 저렴하게 문화생활을 할 수 있는 게 영화라고 생각했는데 이젠 부담이 돼요."

최근 영화관에서 영화를 관람하는데 드는 비용 때문에 부담을 느끼는 이들이 적지 않다. 28일 기준 C영화관의 티켓가격은 주말 2D 영화의 경우 9000(이코노미석)~1만1000원(프라임석)이다. 더욱이 전체 좌석 반 이상이 프라임존으로 묶여 있어 대부분 관람객이 좌석당 1만원 이상 금액을 내야만 한다.

L영화관도 주말 티켓가격(2D·일반관 기준)이 1만~1만1000원(프라임타임) 수준이다.

실제로 지난 10년간 평균 영화 관람료는 33% 가까이 비싸졌다. 최근 10년간 물가상승률(27.5%)보다 높다.

영화진흥위원회가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문화체육관광부)에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올 1월부터 8월까지 CGV와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등 3개 영화관의 평균 관람료는 8002원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평균 관람료(7895원)보다 107원(1.4%) 오른 금액인데 2006년 평균 관람료(6034원)와 비교하면 1968원 인상됐다.(실제 영화티켓과 차이가 나는 것은 조조가격이 포함됐기 때문이다.)

대학생 김모씨(24)는 "남자친구와 데이트를 하면서 한달에 두 번 정도 영화를 보는데 티켓값도 비싸고 매점 간식도 비싸서 한 사람이 영화표를 사면 다른 사람은 팝콘과 음료세트를 사는 등 서로 부담을 줄이려고 한다"며 "그래도 가격이 부담되는 건 사실이라서 차라리 다른 것을 찾아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직장인 박모씨(28)도 "이전에는 심심하면 영화나 봤지만 영화 티켓값이 부담스러워진 뒤로는 그냥 대작영화라는 것들만 보고 있다"고 했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의에 따르면 상영관 1위 사업자인 C사는 지난 3월부터 좌석별 차등요금제를 도입, 점유 좌석당 430원의 인상 효과를 봤다. 이를 5개 영화관에서 2개 영화를 상영했다고 가정하면 1주일간 1000만원의 추가 수익을 얻을 수 있다.


2위 사업자인 L사(시간대별)와 3위 사업자인 M사(주말 일반시간대)도 차등요금제를 적용, 소비자가 가장 많이 찾는 시간대의 관람료를 올렸다.


영화 티켓뿐만 아니라 영화관 내 매점에서 판매하는 음료나 팝콘 가격도 소비자들에겐 부담이다. 3개사 영화관의 팝콘 가격은 4500~5000원대고 음료 세트는 1만원대다. 팝콘의 원재료 가격은 613원.

김포에 사는 박모씨(35)는 "집에서 차로 5~10분 정도 거리에 영화관이 있어 영화를 자주 보는데 웬만하면 조조로 보려고 하고, 텀블러에 음료를 담아가거나 마트에서 대형과자를 사가는 경우가 많다"며 "남들에겐 찌질해보여도 조금이라도 돈을 아끼려면 어쩔 수 없다"고 하소연했다.

상영 전 많은 광고를 봐야 한다는 점도 지적됐다. 2014년 한국소비자연구소 컨슈머리서치의 조사에 따르면 관람객은 영화 1편당 평균 11분 동안 총 22편의 광고를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다른 김모씨(30)는 "이전에는 광고를 보고 싶지 않아 영화가 시작할 때쯤 맞춰 들어갔는데 자리를 찾는 과정에서 다른 사람들에게 방해되는 게 미안해서 이제는 그냥 일찍 간다"며 "적지 않은 돈을 주고 영화티켓을 샀는데 왜 광고까지 봐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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