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청 'X-밴드 레이더' 주거밀집지역 설치 주민 반발 확대

머니투데이 김경환 기자 | 2016.09.27 08:21

28일 주민 1000명 참여 기상청 항의집회…기상청, 주거밀집 지역에 주민들 의견수렴없이 확정

‘기상청 X-밴드 레이더’ 설치를 둘러싼 주민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X-밴드 레이더가 주거 밀집지역인 동작구 여의대방로 소재 기상청에 설치된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인근 지역주민들이 집단행동까지 불사하며 극렬히 반대하고 있다.

오는 28일 오전 11시에는 주민 1000여명 이상이 참여해 기상청 앞에서 항의집회를 개최한다. 더불어 같은 날 오전 9:30 국회에서도 관련 기자회견을 갖는다.

X-밴드 레이더는 저층(고도 1km) 위험기상을 감지하기 위해 기상청에서 설치하는 관측장치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레이더와 동일한 주파수 대역을 사용하고 있어 전자파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기상청은 해당 지자체와 지역주민들의 의견수렴 없이 일방적으로 설치장소를 확정했다.

신대방1동에 거주하는 조재은(35세ㆍ여)씨는 “이제 6살인 남자아이를 키우고 있는데, 유해시설이 들어온다는 소식을 듣고 많이 놀랐다”며 “화도나고 억울하지만 어린아이의 건강을 위해서 이제라도 주민들이 합심하여 막아보겠다”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사드의 경우 국방부에서 경북 성주일대를 기술·군사적 최적지로 검토했음에도 주민들의 반대로 다른 대안을 물색하고 있다. 정책적 판단에 앞서 주민들의 의견을 존중한 것.

주민들은 기상청이 주거밀집지역에 위치한 만큼 레이더 설치지로 적합하지 않다고 주장한다. 기상청 주변으로 아파트와 주상복합이 5000세대가 넘게 들어서 있다. 때문에 레이더 각도를 높게 유지한다 해도 주변건물의 직접적인 피해를 배제할 수 없다. 또 반경 200m안에 초·중·고가 모두 위치했다. 기상청은 당초 안산(황금산)에 설치를 검토하다가 기상청 옥상으로 설치 위치를 바꿨다.

해당 지자체인 동작구도 주민들과 뜻을 함께해 주민활동을 최대한 지원할 생각이다. 구청이 주민들로부터 권한 위임받은 행정기관이므로 주민들의 의사가 가장 중요하다는 판단에서다.

구 관계자는 아무런 사전 협의 없이 진행된 이번 ‘기상청 X-밴드 레이더’ 설치결정이 지방자치를 훼손하는 비민주적인 처사라며 불쾌감을 표했다. 지역주민과 자자체가 배제된 일방통행이라는 것이다. 구청장은 조속한 사태해결을 위해 주민들과 함께 관련 국회의원과 기상청장을 직접 만나는 방안도 계획 중이다.

이창우 동작구청장은 “쾌적한 주거환경은 양보할 수 없는 주민들의 가장 기본적인 욕구”라며 “주민을 대표하는 구청장으로 모든 수단을 동원해 한 사람도 기본권이 침해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베스트 클릭

  1. 1 "번개탄 검색"…'선우은숙과 이혼' 유영재, 정신병원 긴급 입원
  2. 2 유영재 정신병원 입원에 선우은숙 '황당'…"법적 절차 그대로 진행"
  3. 3 법원장을 변호사로…조형기, 사체유기에도 '집행유예 감형' 비결
  4. 4 "통장 사진 보내라 해서 보냈는데" 첫출근 전에 잘린 직원…왜?
  5. 5 '개저씨' 취급 방시혁 덕에... 민희진 최소 700억 돈방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