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건축자재 시장에서 브랜드 경쟁이 치열하다. 기업간거래(B2B)시장 비중이 절대적이어서 개별 제품의 판매에만 집중했던 과거와 달리 소비자거래(B2C) 시장이 확대되면서 소비자들에게 보다 확실하게 어필할 수 있는 브랜드 구축의 필요성이 커져서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G하우시스, KCC, 한화L&C 등 국내 종합건축자재 업계 '빅3' 업체들의 브랜드 경쟁이 한창이다. LG하우시스는 2006년 프리미엄 인테리어 브랜드인 '지인'(Z:IN)을 출범하고, 브랜드파워 구축에 본격 나섰다. 지인은 '자연과 사람(地人) 혹은 '사람을 알아감'(知人)이라는 뜻으로 현재 국내 대표 프리미엄 인테리어 브랜드로 안착했다.
최근 LG하우시스는 건축자재 업계에 만연했던 일명 '업자용 전문용어'를 일반 소비자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바꾸는 작업에도 각별히 신경쓰고 있다. 자사 창호 제품의 통합 브랜드로 새롭게 론칭한 '수퍼세이브'는 그 대표적인 사례다. 건축물의 소비 에너지를 크게 줄여준다는 의미에서 이름 붙여진 수퍼세이브는 제품의 특장점을 한눈에 알기 쉽도록 해준다는 평가다.
한화L&C는 지난 5월 가구 및 벽지 사업을 새롭게 시작하며 가구 브랜드 '큐치네'(Q'cine)와 벽지 브랜드 '큐티에'(Q'tie)를 잇달아 선보였다. 2014년 한화그룹에서 독립, 분사한 뒤 고유의 정체성을 정립하면서도 기존 사업에 통일감을 부여하기 위해 한화L&C는 'Q'로 시작되는 제품명을 새롭게 선보이며 소비자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처럼 건자재 업체들이 제품 경쟁을 넘어 브랜드 경쟁에 몰두하는 것은 점점 커지는 일반 소비자 시장을 좀 더 효율적으로 공략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소비자에게 친근한 언어로 된 브랜드를 통해 기업과 제품 인지도를 높일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인테리어 시장은 연간 20조원(지난해 기준) 규모로 이 중 B2C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30%인 것으로 추산된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10년 10%에도 못미쳤던 B2C시장 비중이 최근 5년새 3배나 확대된 셈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B2B 시장이 주력이었던 시절에는 건축자재 브랜드의 필요성이 크지 않았지만 B2C 시장이 점점 확대되면서 일반 소비자에게 어필할 수 있는 수단이 필수가 됐다"며 "향후 비중을 더 키워나갈 B2C 시장에서 확실히 자리매김하기 위한 건자재 업체들의 브랜드 경쟁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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