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뢰 바닥인데"..中기업 국내증시 상장 봇물..왜

머니투데이 김도윤 기자 | 2016.09.26 03:25

신한금융투자 3개 기업 상장 완료 이어 또 3곳 준비…증권사의 높은 수수료 이익·중국 기업의 간소한 절차 이점

국내 증시에 중국 기업의 상장 러시가 이어지고 있다. 상장 주관사를 맡은 국내 증권사의 높은 수수료 수익과 중국 기업의 국내 증시 선호 현상 등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져 이같은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관측된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신한금융투자는 올 들어 중국 기업 3곳의 IPO(기업공개) 절차를 완료한 데 이어 추가로 3개 회사의 IPO를 준비하고 있다. 현재 바이오기업 트리플엑스, 유기농 사료 생산기업 그린소스인터내셔널, 의료용품 제조기업 캉푸인터내셔널메디칼 등 중국 기업의 IPO 주관업무를 맡고 있다.

앞서 올해 크리스탈신소재라는 중국 기업의 IPO를 성공하며 시장의 주목을 받았고 로스웰인터내셔널, 헝셩그룹도 국내 증시에 입성시켰다. 경공업 혹은 중공업 기업보다 바이오, 신소재, 하이테크 분야 기업이 주를 이루는 점이 특징이다.

신한금융투자는 중국기업 IPO 업무 능력 강화를 위해 해외기업 파트만 10년 이상 담당한 전문인력을 주축으로 팀을 꾸렸다. 팀원 9명 중 4명이 중국인이고, 한국인도 중국어 가능 인력으로 구성됐다. 중국 기업에 대한 실사 등에 오랜 시간을 투자하면서 견실한 기업을 검증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신한금융투자가 앞장서자 다른 증권사도 중국 기업 유치에 적극 나섰다. NH투자증권은 그레이트리치과기, 유안타증권은 케이만금세기차륜집단유한공사, 유진투자증권은 오가닉티코스메틱의 IPO 주관업무를 진행중이다. 유안타증권의 경우 케이만금세기차륜집단 외에도 2개의 중국기업과 주관사 계약을 맺고 IPO를 위한 실사를 진행중이다.

증권사가 중국 기업 IPO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우선 국내기업보다 높은 IPO 주관 수수료에 있다. 국내 기업의 경우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할 때 1~2%대, 코스닥에 상장할 때 2~5%대의 수수료를 제공한다. 반면 중국기업의 경우 코스닥에 상장하는 기업이 5~7%의 수수료를 준다. 증권사 입장에선 놓치기 아쉬운 시장인 셈이다. 실제로 올해 국내 증시에 입성한 중국 기업 3곳 모두 5% 이상의 수수료를 제공했다.


중국 기업 입장에선 현지 증권시장보다 코스닥이 상장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이나 기간 등에서 강점이 있어 국내 증시의 문을 두드리는 현상이 지속되는 것으로 풀이된다. 비교적 선진화된 한국 자본시장에 진출해 높은 밸류에이션을 인정받을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는데다 기술력을 갖춘 한국 기업과 제휴하고 한국 시장 진출이라는 부산물까지 얻을 수 있다는 점도 국내 증시로 눈을 돌리는 요인이다.

신한금융투자 관계자는 "국내기업보다 수수료가 높다는 장점도 있지만 중국에는 성장성이 뛰어난 기업이 무수히 많다"며 "국내 증시 활성화 차원에서도 성장성을 갖춘 견실한 기업을 증시에 소개하는 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2011년 분식회계로 결국 상장폐지 된 중국 고섬 사태에 이어 올해 중국원양자원이 허위공시로 논란을 일으켜 투자자 사이에서 중국 기업에 대한 신뢰는 여전히 높지 못한 상황이다. 국내 증시에 상장한 중국기업의 회계 투명성 강화, 투자자와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이 시급한 과제로 꼽힌다.

업계 한 관계자는 "요즘 국내 증시에 상장하는 중국 기업의 업종을 보면 바이오를 비롯한 신성장 산업군으로 다양해지는 모습이 포착된다"며 "성장성 있는 견실한 기업이 국내 증시에 들어오고 상장 이후 잡음 없이 뛰어난 실적 성장세를 이어간다면 차이나 디스카운트도 점차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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