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김재수 해임건의 유감"…수용 불가 시사

머니투데이 이상배 기자 | 2016.09.24 15:44

[the300] 3년반만의 전 부처 장·차관 워크샵…김재수 장관도 참석

박근혜 대통령/ 사진=뉴스1


박근혜 대통령은 24일 오후 청와대에서 전 부처 장·차관 워크샵을 주재하고 "나라가 위기에 놓여 있는 이러한 비상시국에 굳이 해임건의의 형식적 요건도 갖추지 않은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의 해임건의안을 (국회가) 통과시킨 것은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국회에서 이날 새벽 통과된 김재수 농식품부 장관 해임건의안에 대해 유감을 표시한 것으로, 사실상 해임건의안 수용을 거부한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김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의 근거가 직무상 문제가 아닌 확인되지 않은 의혹이라는 점에서 해임할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게 박 대통령의 판단이다. 김 장관은 이날 워크샵에도 참석했다.

박 대통령은 "20대 국회에 국민들이 바라는 상생의 국회는 요원해 보인다"며 "힘든 형편이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할 일을 미루거나 적당히 타협해 넘길 수는 없었다"고 했다.

금융노조, 철도노조 등의 파업과 관련해 박 대통령은 "가뜩이나 국가경제도 어렵고 북한의 핵실험과 연이은 도발로 한반도의 위기가 고조되고 있는데 이런 행동들은 우리나라의 위기와 사회 혼란을 가중시킬 것"이라며 "각 장차관들은 이런 것들을 극복해 나가기 위해 국민들의 협조를 구하고, 대화로 적극적인 설득에 나서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박 대통령은 "우리 공직사회를 둘러싼 환경이 급격히 변화하면서 과거에는 당연하게 받아들여졌던 업무 처리나 관행들이 각계각층의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며 "특히 최근 일부 고위 공직자들의 비리와 부적절한 언행은 국민의 가슴에 큰 상처를 남기고 전체 공직사회에 대한 인식까지 부정적으로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공직의 길이 기본적으로 헌신과 희생을 필요로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무조건적 희생과 의무만을 요구하는 것은 도리어 우리 사회의 손실이 될 수도 있다"며 "공직자들이 즐겁게 일할 수 있고, 보람과 긍지를 느끼는 환경을 조성해 공직사회를 보다 투명하고 생동감있게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창의적이고 유능한 인재들이 공직사회에 모여들어 국정성과 창출에 전념하도록 하고 청렴하게 열심히 일하는 공직자들의 사기를 높이면서 명예롭게 퇴직할 수 있는 시스템도 갖춰야 한다"고 했다.

박 대통령은 "경제활성화, 일자리 창출, 국민안전을 비롯해 주요 핵심 국정 과제를 수행하는 격무자의 사기진작을 위해 각 부처에게 인사 관리의 탄력성을 제고하도록 하고, 인사 적체도 적절히 해소하는 방안을 강구하기 바란다"며 "행정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해 세종시 근무 여건을 개선하고 공직자들이 국제적 시야를 넓혀 변화와 개혁을 선도할 수 있는 역량을 기를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박 대통령은 워크샵을 시작하며 "요즘 제가 즐겨 듣는 노래가 두 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달리기'(원곡: 윤상)라는 곡이고 또 하나는 영화 '국가대표'의 주제곡인 '버터플라이'(러브홀릭스)"라며 "'달리기'는 입술도 바짝바짝 마르고 힘들지만 이미 시작했는데 중간에 관둔다고 그럴 수도 없고 끝까지 하자는 내용이고, '버터플라이'도 갖고 있는 감춰진 날개를, 역량을 활짝 펴서 날아오르도록 격려하는 노래"라고 소개했다.

이날 워크샵은 황교안 국무총리를 비롯해 전 부처 장관·차관·처장과 청장, 청와대 수석비서관 등 총 80여명이 모인 가운데 열렸다. 전 부처 장·차관이 참석한 대통령 주재 워크샵은 박 대통령이 취임한 직후인 2013년 3월 이후 3년반만에 처음으로, 북핵위기 대응방안을 공유하고 집권후반기 공직기강을 다잡는 차원에서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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