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해운 노동조합은 지난 23일 선원들이 직접 촬영해 보내온 영상을 공개했다. 공개된 영상 속에는 싱가포르 앞 공해상에서 3주째 대기 중인 한진네덜란드호 선원들의 모습이 담겨 있다. 선원들이 식량을 아끼기 위해 낚시로 물고기를 잡고 있다. 한 선원은 "물이 없어 선원들이 씻지도 못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이 배의 한국인 선원은 "이제 너무 힘들다"며 "빨리 조치해달라"고 토로했다. 그는 "우울증 증세가 오고 일하는 데 지장이 있다"고 말했다. 계약이 만료되고도 고국에 돌아가지 못하고 있는 외국인 선원은 "어머니가 아프다"며 "이제 집에 가고 싶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남서해상에서 대기 중인 한진롱비치호 내부를 찍은 영상도 이어졌다. 영상에는 식료품 선반 대부분이 비어있는 모습이 담겨 있다. 이 선박의 조리장은 "선원들에게 적은 양의 식사만 제공하고 있다"며 "최대한 오랫동안 아껴 먹어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캐나다에 억류된 한진스칼렛호 등 다른 선박에서 보내온 사진에는 선원들이 '물과 식량이 필요하다'는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있다.
열악한 상황에서도 선원들은 한진해운이 회생해 다시 도선사의 안내를 받아 각국 항만에 입항하고 화물을 안전하게 실어나르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외국에서 선박이 압류되거나 입항을 거부당한 한진해운 선박은 약 30척, 선원은 80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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