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길 국악산책] 효명세자의 대표작품 '춘앵전'

머니투데이 강여주 국립국악원 학예연구사 | 2016.09.30 16:16

<10> 이른 봄날 꾀꼬리의 자태를 만나는 '춘앵전'

편집자주 | 여러분은 국악을 얼마나 알고 있습니까. 국악을 제대로 들어본 적이 없다고요? 주말을 앞둔 금요일 퇴근길, 짧은 우리 음악을 동행해봅니다. 우리의 옛 음악도 재미있고 색다르고 멋지다는 것을 알려면 귀를 우선 열어야겠습니다. 국립국악원 정악단의 연주를 학예연구사가 소개합니다. 함께 들어요 우리 음악!



최근 방송 드라마를 통해 훈남으로 많은 인기를 한 몸에 받고 있는 사극 주인공, '효명세자'

효명세자는 조선조 역대 국왕 중에서 가장 예술적·문학적 조예가 깊고 감각이 뛰어났으며 무엇보다도 춤을 사랑한 왕이었다. 왕실을 중심으로 각종 연회에서 추었던 궁중무용을 ‘정재(呈才)’라 하는데 현존하는 정재 53가지 중 26가지가 효명세자의 작품이다. 국왕, 세자 중에서 안무를 한 인물은 효명세자가 유일하다.

효명세자는 왕실의 위엄을 보이기 위하여 여러 차례 왕실의 잔치를 열었다. 그 중 진작례(1828)는 순원왕후의 사순(四旬)을 기념하기 위한 연향으로 왕실의 권위 회복과 왕권 강화를 목적으로 삼고 거행되었다.

진작례에서는 춘앵전을 비롯한 17종의 정재와 악곡, 관련 의식절차로 진행되었다. 정재는 음악과 노래, 그리고 춤이 삼위일체를 이루어 무용수들은 춤을 추면서 그 춤의 내용을 담고 있는 창사를 직접 부르고 악사들은 음악을 연주한다. 일반적으로 정재의 창사가 작품의 내적 주제나 상황을 표현한 것과 달리, 춘앵전의 창사는 추는 동작과 이를 바라보는 군왕의 모습을 묘사하고 있다.


효명세자의 대표작품 춘앵전(春鶯囀)은 이른 봄날 아침의 나뭇가지에서 노래하는 꾀꼬리의 자태를 무용화한 것이다. 머리에는 화관을 쓰고, 꾀꼬리를 상징하는 앵삼을 입고, 양쪽 손에는 한삼을 끼고, 화문석(꽃돗자리) 위에서 추는 독무이다. 춘앵전의 춤사위는 상징적이고 시적인 용어로 은유적 서정성을 포함하고 있어 예술적 완성도를 높여준다.

예를 들어 두 팔을 어깨높이로 나란히 벌리고 좌우로 크게 한 바퀴씩 도는 동작을 회란이라고 하며, 마치 새가 두 날개를 펴고 날아 돌아가듯이 움직임을 표현한다. 또한, 춘앵전은 조선시대 보편화된 예술적 정서를 표현한 작품으로 지금까지 그 작품성과 창작성을 인정받아 명작으로 평가받고 있다. 효명세자의 은유적 예술표현을 공감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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