짬짜면·아메라떼·반반립스틱…확산되는 '반반' 유행

머니투데이 조성은 인턴기자 | 2016.09.24 08:00

반반 신드롬은 '크리슈머' 시대의 새로운 문화

반반치킨, 반반파스타, 반반팝콘, 짬짜면, 햄도그, 분할화장품, 아메라떼, 초코딸기우유, 반반립스틱(왼쪽 맨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반반치킨, 반반피자, 반반파스타, 반반밀크티, 반반팝콘, 반반립스틱, 짬짜면, 아메라떼...'

두 가지 맛을 동시에 맛 볼 수 있는 소위 ‘반반메뉴’들이 큰 각광을 받으며 새로운 유행을 이끌고 있다.

이미 치킨 한 마리를 시킬 때 기호에 따라 자유롭게 각기 다른 맛 반 마리씩 골라 주문하는 반반치킨이 치킨집의 주력메뉴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짜장면과 짬뽕을 한 그릇에 사이좋게 나눠담은 짬짜면은 세대를 막론하고 모두가 선호하는 '국민반반음식'이다. 토마토소스와 크림소스를 모두 즐길 수 있는 반반파스타, 한 판을 시켜서 두 가지 토핑을 맛볼 수 있는 반반피자는 젏은 세대에게 특히 인기가 높다.

그리고 ‘단짠맛’(단맛과 짠맛의 합성어)을 같이 경험할 수 있는 반반팝콘은 요즘 영화극장가에서 새로운 대세로 떠올랐다.

뿐만 아니다. 식문화에서 비롯된 반반 유행은 음료에까지 그 영역이 확장됐다. 한 프랜차이즈 음료 전문점에서는 얼마 전부터 특정 매장을 중심으로 2가지 밀크티와 2가지 토핑이 가능한 반반 밀크티를 출시했다.

대구에서는 커피계의 영원한 숙적(?) 아이스 아메리카노와 아이스 카페라떼를 반 반 씩 담은 ‘아메라떼’를 선보여 시민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서울우유는 최근 신규 제품 출시 전 시장 반응을 엿보기 위해 자사 공식 트위터 계정에 초코우유와 딸기우유 반반을 담은 ‘초코딸기우유’ 디자인 시안을 올렸는데 소비자들의 반응은 무척이나 뜨거웠다.

급기야 반반 문화는 이제 화장품 등 기타 생활 전반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는 양상이다. 색조화장품 완제품을 분할해서 소비자가 원하는 색상의 조합으로 만들어 재판매하는 사용자, 일명 ‘분할족’들도 온라인상에서 한창 인기몰이 중이다.


반반 유행은 해외에서도 찾을 수 있다. 핫도그에 햄버거를 더한 호주의 ‘햄도그’는 출시되자마자 소비자들의 폭발적인 반응을 얻으며 불티나게 팔려나가고 있다(☞관련기사: 호주에서 날개 돋친 듯 팔리는 '햄도그', 뭐지?)

뭐든 반반이 대세인 시대이다. 사람들은 이제 여러가지 메뉴가 주어질 때 하나보다는 두 세가지를 반반씩 섞은 것을 선호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그렇다면 무엇이 우리사회에 반반 신드롬을 부추긴 것일까.

우리사회를 뜨겁게 달군 반반 신드롬의 기저에는 ‘효용가치의 극대화’라는 이점이 있다. 하나의 가격으로 두 가지를 경험할 수 있는 점, 즉 합리적인 소비가 가능하다는 점이 소비자들에게 매혹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소비패턴의 변화도 하나의 원인이다. 소비자들은 더 이상 공급자가 내놓은 제품에 100% 만족하지 않고, 자신의 취향을 반영해 만족도를 최대로 끌어올리려 한다. 이런 소비자를 일컬어 '크리슈머'(크리에이티브와 컨슈머의 합성어로, 일반제품을 자신의 취향에 맞게 새롭게 만들어내는 창조적인 소비자)라고 한다.

과거에는 일방적이고 획일화된 소비가 주를 이뤘다면, 이제 각자의 개성대로 인생을 꾸리는 현대인의 주체적인 라이프스타일 트렌드에 발맞춰 소비 역시 주체적으로 그 흐름이 바뀌고 있다. 이제는 ‘내가 선택한’, ‘나에게 꼭 맞는’, ‘나만을 위한 메뉴’가 대세인 시대이다.

일각에서는 반반 신드롬을 섣불리 메뉴 결정을 못하는 현대인의 ‘결정장애’ 탓으로 몰아 세우기도 한다. 그러나 소비자는 적정한 가격을 지불하고 최대한의 만족을 얻으려 하기 때문에 반반 신드롬을 바로 이러한 소비자의 요구에 부합하는 새로운 사회현상으로 보는 게 보다 적절한 해석이다.

우리사회에 확산되는 반반 신드롬은 크리슈머 시대가 도래하면서 생기는 자연스런 유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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