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층 주상복합에 초대형 백화점까지?…들썩이는 여의도

머니투데이 신희은 기자 | 2016.10.01 06:04

[부동산후]활력 잃어가는 여의도, 한강변 개발+재건축+파크원 공사재개로 기지개

여의도 시범아파트 전경. @머니투데이 DB.
"평일엔 정치와 자본시장을 움직이는 도심이지만 주말엔 조용한 주거지로 변하죠. 살기도 좋은 곳인데 아직 제대로 개발이 안돼 저평가돼 있다고 봐요."

여의도에 초·중·고등학교를 나와 인근 중견기업에서 일하는 50대 직장인 박모씨는 부쩍 여의도 개발에 관심을 갖고 있다. 지하철 5호선 여의도역에서 가까운 살고 있는 아파트가 재건축 추진위원회를 꾸려 사업 첫걸음을 떼고 있기 때문이다.

박씨는 주변에 판교나 위례 등 신도시로 빠져나간 이웃들도 있지만 낡은 아파트들이 재건축되면 강남 웬만한 동네보단 살기 좋아질 것이라는 생각에 불편을 감수하고 있다.

그는 "강남 재건축 시장이 워낙 시끌시끌하고 여의도도 덩달아 속도를 낸다니까 요즘은 어딜 가나 재건축 이야기뿐"이라며 "기다리다 못해 팔고 나가려던 사람들도 요즘은 매물을 거두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최근 여의도역 인근 미성아파트는 전용면적 101.23㎡가 올 초 시세보다 5000만원 가량 오른 9억4500만원에 거래됐다. 재건축 시세차익을 노리고 전세를 끼고 매입하려는 투자자들이 집값을 끌어올렸다.

여의도 전체 아파트값도 일제히 상승세다. 30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영등포구 여의도동 소재 아파트의 3.3㎡당 평균 매매가는 지난해 6월말 2191만원에서 2323만원으로 6.0% 상승했다. 매매가 상승세는 올 2분기부터 본격화됐다.

여의도의 A부동산 중개업소 관계자는 "여기 오랫동안 산 토박이들도 여의도가 예전 같지 않게 활력을 잃어 개발을 반기는 편"이라며 "한강변 단지들은 초고층 주상복합으로 신축이 가능해 그동안의 저평가에서 벗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자본시장 메카' 명성 퇴색…오피스 공실 '최고' 수준

여의도 증권가 전경. @머니투데이 DB.
여의도 아파트들은 대부분 1970년대 지어진 건물로 초원아파트, 시범아파트처럼 40년이 넘은 곳들도 있다. 현재 재건축 추진 속도가 가장 빠른 곳은 1972년에 지어진 서울아파트다. 미성, 광장, 시범아파트 등도 추진위원회 설립을 마쳤다.

이주 부담으로 재건축을 반기지 않던 주민들이 상당수 재건축 추진으로 돌아선 것은 예전 같지 않은 여의도를 개발할 필요가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때문이다. 여의도는 국회의사당뿐 아니라 방송국, 증권·자산운용사, 글로벌 기업 등이 입주해 있는 활기찬 도심이었지만 최근 주요 기업들이 여의도를 잇달아 등지고 있다.


특히 대우증권과 대신증권 등 대형사가 여의도를 빠져나가면서 1979년 증권거래소 설립 이후 '자본시장의 메카'로 기능했던 옛 명성도 빛이 바랬다. 저금리로 시중에 풀린 유동성이 부동산 시장으로 몰리면서 주식시장 호황은 옛말이 됐다.

여의도 국제금융센터(IFC) 전경. @머니투데이 DB.
증권가 인근 대형 빌딩들은 투자자문이나 소형 부티크 사무실 수요로 붐볐던 이전에 비해 공실이 크게 늘었다. 국제금융센터(IFC)는 절반 이상이 비어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올 2분기 최상급 오피스 빌딩 공실률은 여의도 지역이 14.9%로 도심(10.2%), 강남(7.8%)보다 높은 수준을 기록할 정도다. 최근 공사가 재개된 파크원(Parc1)이 공사를 마치면 오피스 공급과잉 우려도 높은 상태다.

고층 주상복합에 한강변 개발·파크원 공사재개까지 '겹호재'

여의도가 더 활력을 잃기 전에 그동안 중단됐던 공사가 재개되고 한강 개발이 구체화되고 있는 점은 호재다. 파크원 사업은 법정다툼이 마무리되면서 오는 2020년 완공을 목표로 조만간 공사를 재개할 예정이다.

이 사업은 옛 여의도 통일주차장 터 4만6000㎡를 99년간 빌려 지상 72층과 56층 오피스 빌딩 2개동, 호텔, 복합쇼핑몰 등을 짓는 대규모 개발로 2010년 토지소유주 통일교 재단과 시행사 Y22디벨롭먼트 간 소송으로 6년간 사업이 표류했다.

지난 2011년 여의도 파크원 공사중단 현장 모습. @머니투데이 DB.
최근 소송이 Y22측 승소로 마무리되면서 포스코건설이 시공을 맡아 공사 재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파크원 부지에 들어설 대형 쇼핑몰 운영권 우선협상자로는 현대백화점이 선정되면서 서울 시내에서 가장 큰 백화점이 들어설 전망이다.

한강변 개발에 대한 기대도 높다. 서울시는 여의도 한강공원에 통합선착장과 피어데크, 여의테라스, 복합문화시설 조성을 골자로 한 개발사업을 2019년 완공 목표로 진행 중이다. 시는 여의도에 문화·관광 벨트를 조성해 중국 등 외국인 관광객을 적극 유치한다는 전략이다.

인근 부동산 중개업자는 "여의도 상권은 평일에는 괜찮지만 주말에 찾는 사람이 거의 없어 IFC몰도 그리 활성화돼 있는 분위기는 아니다"며 "초대형 백화점이 들어서고 한강변으로 주상복합 상가가 입점하면 주말에도 상권이 활발해질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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