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탈주민 생산품 우선구매제도 실적, 16년간 0건"

머니투데이 박소연 기자 | 2016.09.20 20:21

[the300]기업에 제도 홍보조차 없어…박주선 의원 "우선구매 신청요건 완화해 새터민 고용창출 힘써야"

박주선 국민의당 의원. /사진=뉴스1
북한이탈주민의 취업을 돕기 위해 이들을 채용한 모범사업주의 생산물을 우선구매하도록 한 제도가 16년째 단 1건의 실적조차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20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박주선 국민의당 의원이 통일부로부터 받은 '북한이탈주민 고용모범사업주 생산품 우선구매 지원 실적 현황'에 따르면, 2000년 이 제도가 신설된 이후 16년간 단 한 건의 실적도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현행 북한이탈주민의 보호 및 정착지원에 관한 법률 제17조와 동법 시행령 제34조의3에 따르면 통일부 장관은 연간 평균 7명 이상의 취업보호대상자를 고용한 사업주에 대해 이들 기업의 생산품을 우선 구매하는 등의 지원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이 같은 북한이탈주민 고용장려 정책은 실제로 전혀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통일부는 이 정책이 작동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정착지원 법령상 우선구매 대상이 되는 기업은 통일부에 우선구매를 신청하도록 되어 있으나, 법령 요건에 해당되는 신청사례는 없었다"며 "우선구매 신청이 없는 것은 우선구매 대상이 되는 사업체 중 우선구매가 가능한 품목을 생산하는 기업이 소수이기 때문인 것으로 파악된다"고 답변했다.

하지만 이 같은 통일부의 답변은 변명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박 의원이 통일부에 최근 3년간 기업들에 대한 우선구매제도 홍보 방식과 홍보 횟수, 홍보 포스터 및 공문 등 홍보문건을 요구한 결과 통일부는 우선구매 신청이 가능한 모범사업자가 소수(2~5개사)이기 때문에 별도로 홍보포스터를 비롯한 홍보문건은 생산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처럼 통일부가 북한이탈주민 고용장려정책을 소홀히 하는 사이 7명 이상 북한이탈주민 고용 사업체 수는 17개(올해 9월 기준)로 2013년 53개에서 3분의 1 수준으로 대폭 감소했다.


박주선 의원은 "북한이탈주민 3만명 시대를 앞둔 지금, 이들이 남한 사회에 정착하기 위해서는 일자리가 필요하다. 제도를 만들어놓고 실적이 없으면 이런 제도는 없는 것과 마찬가지”라면서, “현실에 부합하지 않는 ‘7명 채용’ 기준을 10년째 고수만 할 것이 아니라, 신청요건을 완화하는 등의 적극적 조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통일부는 2000년 북한이탈주민 모범 고용사업장에 인정되는 정부 우선구매 제도를 신설한 이후 6년간 신청기업이 한 군데도 없자 2007년 6월 기존의 '10명, 10%' 요건을 '7명, 7%'로 완화한 바 있다"며 "이같은 개정 이후에도 우선구매 신청기업이 단 한 군데도 없는 현실을 감안해 정부 우선구매 신청요건을 더욱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7월 기준 북한이탈주민을 1명 이상 고용한 사업체는 총 2285개로, 이 가운데 연간 평균 7명 이상을 고용한 사업체는 수는 27개로 1% 수준에 불과하다. 6명 채용한 사업체수는 6개, 5명 채용은 27개였으며, 95.8%의 기업들이 3명 이하의 북한이탈주민을 채용하고 있다.

박 의원은 "신청 요건을 4~5명으로 완화한다면 현재 화장지나 일용잡화와 같은 우선구매 물품을 취급하는 기업들이 우선구매 신청요건에 부합하게 된다"며 "통일부가 우선구매 신청 요건을 완화해 기업의 북한이탈주민의 고용 인센티브 확대에 힘써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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