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정부지 임차료에, 외식 대기업도 '악'소리

머니투데이 민동훈 기자 | 2016.09.19 03:10

베키아에누보 임차료 협상 실패로 매장 철수…폴바셋·스타벅스도 출점전략 변화

/사진제공=신세계푸드
최근 천정부지로 치솟은 임차료 탓에 베키아에누보, 스타벅스, 폴 바셋 등 대기업들이 운영하는 외식 직영매장들이 줄줄이 매장을 닫거나 이전을 검토하고 있다. 성장 위주 전략에 한계를 절감한 외식 대기업들이 수익성 위주로 사업구조를 재편하면서 출점 전략 자체가 변화하고 있는 것도 이유로 꼽힌다.

18일 외식업계에 따르면 신세계푸드는 지난달 15일 이탈리안 레스토랑 베키아에누보 도산공원점 영업을 종료했다. 당초 임차기간은 내년 초까지였지만 건물주가 제시한 임차료 인상률이 과도하다는 판단에 따라 폐점을 결정한 것이다.

지난 7월 한남점을 폐점한 베키아에누보는 현재 가두점으로 서래마을점만 남았다. 이 때문에 올 들어 수익성 위주로 사업구조 재편을 진행 중인 신세계푸드는 가두점 대신 그룹 계열사인 백화점, 이마트 등에 입점하는 형태로 출점 전략을 수정했다. 이달 초 신세계가 야심 차게 선보인 '스타필드 하남'에 베키아에누보 등 외식 매장을 출점한 것이 대표적 사례다.



치솟는 임차료 탓에 매장을 정리하는 곳은 신세계푸드뿐 아니라 외식업계 전반으로 확산되는 모습이다. 매일유업이 직영으로 운영하는 커피전문점 '폴바셋'도 올 들어 서초 우성점, 방배 본동점, 신사역점, 코엑스 사거리점, 광나루역점 등 6개 매장 문을 닫았다. 매출 부진 탓이 아닌 임차료 상승에 따른 수익성 악화가 원인으로 알려졌다.


강남역 중심상권에서 20m 골목 하나를 사이에 두고 '빵 전쟁'을 벌이던 국내 1, 2위 제과업계 파리바게뜨와 뚜레쥬르가 올 상반기 매장을 이전하거나 폐점한 것도 과도한 임차료 때문이었다. 건물주는 월평균 1억원 수준이던 임차료를 40% 이상 인상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최대 커피전문점 스타벅스도 직영점으로 운영하는 탓에 임차료 부담이 상당한 곳 중 하나다. 스타벅스는 지난해 임차료로 전년대비 21.4% 증가한 1178억원을 지급했다. 이로 인해 8%대 후반을 기록하던 영업이익률이 지난해 6.1%로 떨어졌다.

스타벅스는 임차료가 과도하게 상승한 지역이나 수도권 매장의 경우 수익성을 검토해 폐점 또는 이전을 결정하고 있다. 스타벅스가 최근 수도권 보다 지방 신도시 상권 개발에 적극 나서는 이유도 임차료 부담을 덜기 위한 전략이다.

외식업계 관계자는 "대기업 외식업체까지 임차료 부담에 손을 털고 나갈 정도라면 프랜차이즈 가맹점이나 자영업자의 부담이 얼마나 크겠냐"며 "건물주들도 과도한 임차료 욕심이 상권 붕괴를 가져올 수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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