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茶)를 올려서 '차례', 이제는 이름만…

머니투데이 김주동 기자 | 2016.09.13 11:10

[우리말 안다리걸기] 55. 차(茶)와 관련된 말

편집자주 | '우리말 밭다리걸기' 2탄입니다

1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의집에서 성균관대학교 유생문화기획단 동아리 '청랑'학생들이 추석 차례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제공=뉴스1
오랫동안 기다려온(?) 긴 명절 연휴가 내일(14일)부터 시작입니다. 이미 휴가를 덧붙여 연휴를 보내는 분들도 있을 것이고, 오늘부터 고향으로 향하는 분들도 있을 텐데요. 명절을 보내는 법은 조금 다양해졌지만 설과 추석을 대표하는 행사는 역시 '차례'입니다.

그런데 기제사(기일에 지내는 제사)와는 이름이 다른 차례(茶禮), 자세히 보니 의외의 글자가 들어가 있습니다. 글자 그대로 풀어보면 '차를 올리는 예절' 정도가 되는데요. 차례 지내면서 차를 올린 경험이 없다 보니 이상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유교 문화 계승의 중심 역할을 하고 있는 '성균관'의 홈페이지 문답에 오른 글에 따르면 조선 초기의 제사 의식에서는 차를 올렸다는 기록이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차(茶) 문화는 불교의 영향을 받은 것인데 조선은 불교 억압 정책을 펴다 보니 자연스레 차 문화가 쇠퇴했다고 설명합니다. 이후 조선 후기인 1844년 편찬된 '사례편람'(관혼상제 예법을 다룬 실용적 참고서)에서는 차를 올리는 부분이 빠졌습니다.

물론 그 이름만은 계속 남아 있는데요.

사실 차는 차례상에서뿐만 아니라 요즘의 일상에서도 커피에 밀려 조금은 소외돼 있습니다만 우리가 자주 쓰는 말 속에 자리잡고 있기도 합니다.

웹툰 제목에서도 쓰였던 '일상다반사'(혹은 다반사)는 일상에서 차(茶를 '다'로도 읽습니다)와 밥을 먹는 일을 말하는데요. 흔히 있는 일을 뜻합니다. 욕처럼 쓰이는 '개차반'이라는 말도 마찬가지로 개가 먹는 밥을 말하는데요. 여기선 똥을 뜻하며 인성이 엉망인 사람을 가리킬 때 쓰입니다. '다방'은 차를 마시는 곳, 곧 찻집이라는 뜻이고요. 옛날 배경 드라마에 나올 법한 대사인 "다과 좀 내오거라"의 다과는 차와 과일입니다. 다과회는 차와 과일을 차려놓고 갖는 간단한 모임이지요.


가족끼리 서로 스트레스 주지 않고 정말로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은' 연휴되길 바랍니다. 마무리 문제입니다.

다음 중 사전에 '사투리(방언)'로 올라간 말은 어느 것일까요?
① 시방   ② 정구지
③ 거시기  ④ 씨불거리다

정답 2번. 정구지는 경상도에서 많이 쓰는 '부추'의 사투리입니다.
 시방은 '지금', 거시기는 말이 얼른 생각나지 않거나 말하기 불편한 것을 가리킬 때 쓰는 말, 씨불거리다는 '주책없이 실없는 소리를 하다'라는 뜻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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