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의 나라' 일본이 원산지인 편백나무는 '회목'(檜木), '히노끼', '노송나무'라고도 불린다. 가정용 실내 가구에는 E0등급(포름알데히드 방출량 0.5mg/ℓ 이하) 이상의 목재만을 사용토록 하는 등 건축자재에 대한 친환경 기준이 국내(1.5mg/ℓ 이하)보다 높은 일본에서는 오래전부터 편백나무를 최고급 친환경 건축자재로 널리 사용해왔다. 그도 그럴 것이 편백나무에는 '피톤치드'(phytoncide)가 많이 함유돼 각종 항균 효과를 지닐 뿐 아니라 내수성이 뛰어나 오래도록 사용할 수 있고 물에 닿으면 고유의 향이 진하게 퍼져 잡냄새를 잡는 데도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피톤치드는 숲 속의 식물들이 만들어 내는 살균성을 가진 모든 물질을 통틀어 일컫는 말이다.
이처럼 편백나무가 지닌 다양한 효능이 알려지면서 이를 소재로 한 의자,침대 프레임 등 가구 제품은 물론 바닥재 같은 건축자재도 등장했다. 종합 건축자재기업 KCC가 최근 선보인 바닥재 '숲 그린 편백'이 대표적이다. 이 제품은 두께 1.8㎜의 경보행 장판으로 UV코팅층에 편백나무에서 추출한 오일을 적용해 살균 및 탈취 효과가 뛰어난 것이 특징이다. 물에 대한 저항력이 뛰어난 만큼 편백나무는 항균 도마나 욕조 등 물과 접해야 하는 제품 소재로도 사용된다. 개당 몇천만원을 호가하는 가정용 편백나무 사우나도 등장해 고급 주상복합, 펜트하우스 등을 중심으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보통의 목재가 습기에 취약한 것과 달리 물에 대한 내구성이 뛰어난 편백나무의 특징이 장점으로 작용한 결과다.
물론 내수성이 아무리 뛰어난 편백나무라고 해도 목재라는 본질적 특성을 지니고 있는 만큼 물에 대해 100% 안심할 수 있는 건 아니다. 물에 닿는 빈도가 많아지면 편백나무 내부에 함유된 피톤치드 성분이 점점 소멸, 휘발되기 때문에 꼼꼼히 관리해주지 않으면 물때나 곰팡이 등이 생길 수 있어서다. 피톤치드가 날아간 목재는 일반 목재와 같아 썩어가기 마련이다. 이같은 현상을 방지하려면 편백나무로 만든 제품을 사용하기 전에 방부 또는 방수 처리를 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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