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모하메드 부왕세자는 전날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가 열린 중국 항저우에서 푸틴 대통령과 만난 뒤 이같이 밝혔다. 모하메드 부왕세자는 "사우디와 러시아는 양대 최대 산유국으로 러시아와 사우디의 참여 없이는 원유 부문에서 안정적인 정책이 나올 수 없다"고 말했다.
모하메드 부왕세자는 사우디 왕위계승 서열 2위로 이 나라 경제정책을 주도하는 실세다.
푸틴 대통령은 "양국이 지속적인 대화를 계속하는 게 중요하다"고 거들었다. 그는 최근 사우디가 주도하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가 원유시장 안정을 위해 산유량을 동결하는 데 합의하길 바란다고 밝힌 바 있다.
국제유가는 2014년 중반 이후 절반 넘게 떨어져 최근 배럴당 50달러를 훌쩍 밑돌고 있다. 중국 등 신흥국의 성장둔화로 수요가 부진해진 가운데 셰일개발을 본격화한 미국의 산유량이 급증하면서 공급과잉 우려가 불거진 탓이다.
그럼에도 OPEC은 시장 점유율을 높이느라 산유량을 사상 최대 수준으로 끌어 올렸다. 블룸버그 추산으로 8월 현재 OPEC의 산유량은 하루 3369만배럴에 이른다. 전 세계의 수요의 3분에 1에 달한다.
국제 원유시장에선 OPEC이 이달 말 알제리에서 열기로 한 임시회의에서 산유량 동결 합의가 나오길 기대한다. 지난달에 회의 일정이 알려진 이후 국제유가는 6%가량 올랐다.
두바이 은행 에미리츠NBD의 에드워드 벨 상품(원자재) 애널리스트는 "산유량 동결에 대한 러시아와 사우디의 건설적인 논의는 실현 여부와 관계없이 원유시장에 강세 재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번 회의에서 시장이 기대하는 산유량 동결 합의가 나올지는 불투명하다. 올해 국제제재에서 풀려난 이란이 증산에 박차를 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란은 제재 이전 수준의 산유량을 회복하기 전에는 산유량을 동결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란은 지난 4월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주요 산유국 회의에 불참했고 이란의 불참을 문제 삼은 사우디의 반발로 산유량 동결 합의가 무산됐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주 블룸버그와의 회견에서 러시아와 OPEC이 산유량 동결에 합의하길 바란다며 이란은 제재 이전의 산유량을 회복할 때까지 예외로 했으면 좋겠다고 밝힌 바 있다.
푸틴 대통령과 모하메드 부왕세자는 이번 항저우 회동에서 산유량에 대해 구체적인 논의는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OPEC의 임시회의는 오는 26-28일 알제리아 수도 알제에서 열리는 제15회 국제에너지포럼 중에 소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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