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공급과잉" 지목에 현대제철 '발끈'

머니투데이 박준식 기자, 최우영 기자 | 2016.08.31 17:17

권오준 포스코 회장 "고로업체 하나 더 생겨 공급과잉" vs 현대제철 "포스코가 10년간 3배 생산늘린 탓"

철강업계 구조조정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국내 1, 2위 생산자인 포스코와 현대제철이 설전으로 맞붙었다. 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해외 생산기지 투어에서 과잉생산이 현대제철의 고로 생산 이후부터 발생했다는 뉘앙스의 발언을 내놓자 이에 대해 즉각적인 반론이 이어진 것이다.

권오준 회장은 31일 태국 자동차강판 공장 준공식을 앞두고 방콕 콘래드호텔 런던룸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업계 구조조정과 관련해 발언하며 "한국은 포스코 설립 이후에 하공정부문 압연업체, 전기로업체 등이 있어 나름대로 역할을 하며 자라왔는데 고로업체가 하나 더 생기는 변수로 인해 공급과잉이 심각한 정도가 됐다"고 지적했다.

권오준 포스코 회장(사진)은 31일 "한국의 철강 공급과잉이 고로제철 기업이 하나 더 생겨 심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포스코 제공
권 회장이 발언 중에 언급한 '고로업체 하나 더'의 대상자는 현대제철을 의미한다. 현대제철은 현대기아차그룹이 인수한 INI스틸의 후신으로 이들은 2006년 일관제철소 건설을 개시해 3개 고로를 짓는데 약 10조원을 투자했고 2011년부터 쇳물을 뽑아내기 시작했다. 기존 전기로에서 생산하던 생산물에서 벗어나 철광석을 석탄 고로에서 녹여 고품질의 열연제품을 만든 것이다.

권오준 회장의 발언은 국내 고로제철로 만들어지는 열연 제품의 생산총량이 포스코 하나로도 총 수요를 채울 정도였는데 현대제철의 등장이 과잉생산을 초래했다는 뜻으로 이해될 수 있다. 현대제철은 고로제철에 성공한 이후 세계 11위 규모의 글로벌 철강회사로 성장했고 포스코가 수십년간 유지했던 고로 독점은 깨졌다.

이러자 현대제철이 30일 예정에 없던 보도자료를 배포해 즉시 대응에 나섰다. 이들은 서면 자료를 통해 "국내 철강 시장의 공급과잉(수요와 공급 균형이 깨짐)이 현대제철 고로 진출로 비롯됐다는 내용은 사실과 다르다"며 "현대제철이 2004년 고로 진출 발표 당시 한국은 연간 1063만톤의 열연, 후판, 슬래브 등 철강소재(제품 제외)를 수입하고 있어 생산능력 증대가 절실한 상황이었다"고 주장했다.


현대제철은 이어 "우리의 고로 투자가 이뤄져도 당시 국내 시장은 공급과잉이 아니었으며 오히려 수입 대체 효과가 기대됐다"며 "당사 고로 진출 확정 후 포스코는 2004년부터 2014년까지 1483만톤의 설비 증설을 단행해 총 4237만톤으로 생산능력을 확대했다"고 맞섰다. 국내 철강 시장의 공급과잉은 현대제철 때문이 아니라 포스코의 무분별한 생산시설 확장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포스코는 비공식적으로 이 주장을 재반박했다. 현대제철이 내놓은 포스코의 설비증설로 인한 생산량 증가치가 국내생산뿐만 아니라 해외기지 생산과 현지판매치까지 포괄하고 있어 과잉생산의 주범 지적은 과도하다는 것이다.

앞서 권오준 포스코 회장과 우유철 현대제철 부회장은 지난 24일 철강협회 주최로 열린 스틸코리아2016 행사에 동석해 "철강업계가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확산과 국내 수요산업의 약화로 인한 어려운 시기"라며 "산·학·연·관 모두가 힘을 모아 대응력을 강화하고 변화를 이끌어 내자"고 다짐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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