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G20 공기도 '엄중 경호'…'G20 블루' 반짝 나온다

머니투데이 베이징(중국)=원종태 특파원 | 2016.08.31 16:22

세계 각국 정상들이 중국 항저우를 찾는 G20을 앞두고 중국이 ‘대기 경호’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이른바 ‘G20 블루’로 불리는 ‘맑은 하늘’을 유지하기 위해 석 달 전부터 공장 가동을 제한하는 한편 9월1일부터 모든 항저우시민들은 일주일간 임시 휴가에 들어간다. 일부에서는 최근 한국 날씨가 전에 없이 화창한 것도 중국의 G20 블루 영향 때문이 아니냐는 목소리까지 들린다.

31일 중국 참고소식망과 중차이망 등에 따르면 G20이 열리는 항저우시를 관할하는 저장성은 일찌감치 ‘G20 정상회의 환경 품질 보장 방안’을 공포하고 ‘G20 블루’ 지키기에 총력전을 펴고 있다. 이 방안은 특히 공장, 차량, 생활 등 3가지 측면에서 이뤄진다.


◇저장성 등 5개 성·시에서 '공장 가동' 중단


공장의 경우 저장성과 항저우시는 8월 24일부터 9월 6일까지 2주간 석유화학, 철강, 시멘트, 건축자재 업종의 대대적인 감산을 벌인다. 일부 공장은 아예 가동 자체를 중단하고 있다. 저장성 정부는 특히 G20 정상회의장과 정상들의 숙소가 밀집한 서호를 중심으로 반경 50km, 100km, 300km 단위로 지역을 나누고, 이중 50km 이내를 핵심 관리구역으로 지정했다. 상하이시도 255개 공장을 멈춰 세웠고, 저장성 인근 장쑤성과 안후이성, 장시성도 일부 도시를 중심으로 화학과 건축자재, 방직 공장 등의 조업을 중단시켰다.

중국 환경부는 대규모 순찰 감시조를 파견해 단속에 나서기도 했다. 장쑤성의 경우 환경오염이 심각한 2111개 공장에 시정 명령을 내렸고, 벌금 7814만위안을 부과했다. G20 관계자는 “항저우 G20 대기의 질은 2014년 에이펙(APEC) 수준을 참조하고 있다”며 “공기 오염은 물론 상하수도 오염 방지에도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디젤유 차량 운행 멈춰, 초등학생 개학도 연기

차량의 경우 배기가스 단속에 초점이 맞춰졌다. 항저우시는 6월 말부터 디젤유를 사용하는 공공교통 차량이나 국제 규정에 어긋나는 배기가스 배출 차량의 운행을 전면 금지시켰다. 여기에 모든 항저우 시민들은 9월1일부터 7일까지 1주일간 무조건 임시 휴가에 들어가야 한다. 이 기간 모든 기업들도 문을 닫는다. 유치원과 초·중·고교 가을학기 개학도 G20 폐회 이후로 늦춰진다.

전문가들은 “항저우 G20 개최 기간 PM 2.5(지름 2.5㎛ 이하의 초미세 먼지) 농도는 32㎍/㎥ 이하를 유지한다는 것이 중국 정부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는 세계보건기구 기준치(25㎍/㎥)와 거의 비슷할 정도로 낮은 수준이다.

그러나 G20 대기의 질 확보가 환경오염 문제의 본질은 해결하지 못한 채 지나치게 보여주기 식이라는 지적도 들린다. 실제 2014년 11월 에이펙 정상회의가 끝나자마자 ‘에이펙 블루’(에이펙 당시의 청명한 하늘을 빗댄 신조어)는 감쪽 같이 사라졌다. 당시 1주일 만에 PM 2.5 농도가 800㎍/㎥이상 치솟으며 세계보건기구 기준치의 30배를 훌쩍 넘었다. 회의 기간 내내 가동 중단에 들어갔던 공장들이 이를 만회하려고 대대적인 공장 가동에 나섰기 때문이다.

일부에서는 베이징이 에이펙 블루 수준의 공기 질을 지속적으로 확보하려면 2030년은 지나야 가능하다고 본다. G20의 대기 경호가 지나치게 삼엄해 산업계나 시민들이 느끼는 불편도 상당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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