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립대의 이상한 전관예우…前장관 강의에 학생 강제동원 논란

학교측 "강제성 없었다" 해명..논란 일자 강의 취소

한 사립대가 황우여 전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의 전공 특강에 학생들을 사실상 강제로 동원시키려다 물의를 빚었다. 특강을 둘러싸고 논란이 일자 황 전 부총리는 강의를 취소하겠다는 뜻을 학교측에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머니투데이가 31일 입수한 용인대 문화콘텐츠학과 재학생 단체채팅방 대화 내용에 따르면 지난 6월 이 학과 석좌교수로 임명된 황우여 전 부총리는 9월 1일 오후 2시부터 3시간 가량 학생들을 대상으로 특강을 실시할 계획이었다.

공지에 따르면 문화콘텐츠학과 재학생들은 예외 없이 참석해야 한다. 이날로 예정된 문화콘텐츠학과 전공수업은 모두 휴강이며 문화콘텐츠학과생을 대상으로는 출석체크도 진행된다. 뿐만 아니라 타과 수업을 듣는 학생도 (특강)수업을 듣고 싶다고 학과에 말하면 결석처리가 되지 않도록 협조공문을 보내기로 했다.

학생들은 황당하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우선 황 전 부총리가 법학자이므로 문화콘텐츠학과 강의와 전공연관성이 떨어지진다는 것이다. 학교 홈페이지에 따르면 용인대 문화콘텐츠학과는 융복합적 마인드, 비즈니스 소양을 가진 문화콘텐츠 전문 기획인력을 양성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학교가 학생들을 동원하는 방식 역시 '인성' '미래교육'을 내건 세미나 주제와도 맞지않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대해 학교 측은 "문화콘텐츠학과는 여러 전공이 융합된 성격이 강하므로 세미나 연사나 강의 주제가 전공 연계성이 떨어진다고 볼 수 없다"고 해명했다. 또 "세미나에 참석하는 학생들을 강제로 동원할 의도는 전혀 없었다"며 "황 전 부총리가 해당 학과의 석좌교수이기 때문에 전공수업으로 전제하고 출석체크를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교육계 관계자는 "용인대가 지나친 전관예우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 교육시민단체 관계자는 "황 전 부총리는 낙선하자마자 6월 1일자로 용인대 문화콘텐츠학과 석좌교수로 초빙돼 전관예우 논란이 일었던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또 "황 전 부총리는 불과 몇 개월 전까지 교육부 장관으로 재직하며 대학구조조정에 따른 대학평가 작업을 진행했던 당사자인데 국회의원 임기가 끝나자마자 특정 대학 석좌교수로 임용되고 특강에 학생들이 동원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머니투데이 취재가 시작되고, 특강을 둘러싼 논란이 일자 결국 황 전 부총리의 특강은 취소됐다. 학교 측은 "황 전 부총리가 특강을 취소하겠다는 뜻을 학교측에 전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