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31일부터 '지옥철'이란 오명이 붙은 지하철 9호선 혼잡도를 줄이기 위해 전동차 16량을 증차한 첫 날, 실제 체감도를 확인하기 위해 가양역에서 출발하는 전동차를 직접 탑승해 봤다. 약 2분 마다 급행열차가 도착해 운행 간격이 줄어들었지만, 전동차마다 혼잡도가 극심한 차이를 보여 승객들마다 체감도도 달랐다. 반대 방향 열차도 역마다 혼잡도 차이가 심해 좀 더 세심한 운행구간 및 시간 조정이 필요해 보였다.
이날 서울시는 출근시간대에 혼잡이 가장 심한 가양↔신논현 구간만 운행하는 셔틀형 급행열차를 투입했다. 출근시간대 셔틀형 급행이 상·하행 각각 4회씩 8회 늘어난 셈이다. 서울시에 따르면 승객 2만명이 더 탑승할 수 있고, 출근시간대 운행시격은 현행 3.3~4.5분에서 2.7~4분으로 줄어드는 것이다.
셔틀형 급행열차가 오전 7시 45분부터 투입되자 전동차가 도착하는 간격이 확연히 줄어든 것이 느껴졌다. 2~3분 간격으로 종합운동장행 급행열차와 신논현행 셔틀형 급행열차가 번갈아 가며 투입됐다. 한 대가 출발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다음 급행열차가 오고 있단 표시가 승강장 전광판에 떴다.
하지만 탑승 시간에 따라 급행열차의 혼잡도 차이가 극심했다. 7시 51분 가양역에 두 번째 셔틀형 급행열차가 왔을 땐 승강장에 승객이 별로 없어 전동차 자리에 모두 앉았다. 한 여성 승객은 "가양역에서 앉아갈 때도 있네"라며 좋아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어 3분 가량 뒤 일반행 열차가 도착하자 승강장이 승객들로 가득 차 금세 긴 줄이 생겼다. 해당 전동차를 탑승해보니 다른 승객의 숨이 느껴지고 팔을 움직이기 힘들만큼 혼잡도가 높았다. 다음역인 염창역에서 승객 20여명이 추가로 타자 몸을 가누기 힘들만큼 떠밀렸다. 전동차 내의 한 남성 승객은 "혼잡도가 줄어든 것을 전혀 못 느꼈다"고 답했다.
이에 대해 가양역 승강장의 한 승객 안내요원은 "가양역에서 타는 사람은 많지 않고, 일반행 열차를 타고 와서 급행으로 갈아타는 사람이 많아 일반행 도착 여부에 따라 혼잡도 차이가 크다"며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반대 방향 열차도 구간 별로 혼잡도 차이가 컸다. 노량진역에서 여의도역까진 혼잡도가 높았지만, 여의도역에서 직장인들이 대거 내려 혼잡도가 크게 줄었다. 셔틀형 급행열차의 구간을 방향에 따라, 구간에 따라 좀 더 세심하게 조정하는 것이 필요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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