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중소기업 수출 대박" 외치는 예술가 한젬마

머니투데이 이동우 기자 | 2016.08.31 06:02

KOTRA 아트콜라보 기획·진행…"제품 경쟁력 높아지면, 삶의 질도 상승"

한젬마 KOTRA 크리에이티브디렉터 / 사진제공=KOTRA

“수출 대박이 현시점의 정확한 목표다. ‘아트콜라보’는 대박이라는 인식이 생겨야 작가들의 경쟁이 붙고, 제품의 품질도 올라가게 된다.”

‘그림 읽어주는 여자’로 유명한 한젬마 코트라(KOTRA) 크리에이티브 디렉터(46·사진)의 입에서는 매출, 수익 등 예술과는 어울리지 않는 단어가 쏟아져 나왔다. 창의성, 자유분방함으로 대변되는 예술가보다는 열정적인 여성 사업가에 가까운 모습이었다.

한 디렉터는 2012년부터 KOTRA와의 협업을 통해 아트콜라보를 기획·진행해오고 있다. 아트콜라보는 중소·중견기업 제품이 예술작품과 만나 디자인과 메시지를 업그레이드 할 수 있도록 매칭, 샘플제작 등을 KOTRA에서 지원하는 사업이다.

그의 표현을 빌리자면 아트콜라보는 ‘가슴이 뜨거워지는 일’이다. 국내 중소·중견기업의 제품이 예술 작품과 만나 경쟁력을 가질 수 있고, 더 나아가 그 제품을 사용하는 사람들의 생활 수준이 한 단계 높아질 수 있다는 확신 때문이다.

한 디렉터는 “아트콜라보를 새로운 사업처럼 얘기하지만, 사실은 제품의 품질을 높이기 위한 것으로 독일 등 유럽의 기업에서는 이미 해 왔다”며 “국내 기업의 경우 온갖 구성 단계서 돈이 너무 들어가 힘들었던 것을 KOTRA가 풀어주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참여 기업을 중심으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아트콜라보가 처음부터 순탄하게 진행됐던 것은 아니다. 즉각적인 사업성을 봐야 하는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반대가 적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한 디렉터는 직접 발로 뛰는 설득 작업을 통해 기업의 마음을 돌렸다.

한 디렉터는 “처음에는 ‘이거 하면 돈 되냐?’고 물어올 정도로 맨땅에 헤딩하는 수준이었다”며 “예술 작품과 자신들의 제품이 함께 있는 모습을 보고 만족한 기업이 조금씩 마음을 열기 시작했고, 나중에는 그 기업이 다른 기업을 추천하는 식으로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따로 수익을 창출하지 않고 순수하게 기업을 위해서 한다는 의도로 접근한 것이 신뢰를 구축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벤트성 사업에 그칠 뻔했던 아트콜라보는 김재홍 사장이 취임하며 사업부서로 이관됐다. 수출과 사업화를 위한 본격적인 기반을 마련한 셈이다. 한 디렉터는 “수출과 연결되니 기업의 태도도 달라지고, 협업을 통해 나오는 제품의 품질도 당장 팔 수 있을 정도로 좋아졌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예술이 지나친 상업주의로 흐르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한다. 하지만 한 디렉터는 이런 부정적 시각에도 흔들림이 없다. 아트콜라보가 산업계, 예술계 모두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믿음을 갖고 있어서다.

다만 아트콜라보 작업을 할 때는 철저히 기업 중심으로 한다. 어디까지나 제품의 상용화와 수출을 전제로 하는 협업이기 때문이다. 한 디렉터는 “예술가들은 기업을 후원 개념으로 생각해 왔지만, 중소기업은 그런 대기업과는 판이하게 사정이 다르다”며 “정말 잘 되는 작가들은 기업을 사랑하고, 기업 처지에서 생각해 작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목표는 말 그대로 ‘수출 대박’이다. 지금까지는 3차례의 전시회를 열어, 세계 시장에 뛰어들 후보를 추렸다.한 디렉터는 “아트콜라보는 선도사업이고, KOTRA에서 할 때는 20~30개 기업밖에 못 들어온다”며 “자발적으로 수요를 만들기 위해서는 성과를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그런 흐름이 만들어질 때 제품과 함께 살아가고 있는 우리의 삶이 더욱 아름다워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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