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시가 의뢰해 가습기살균제의 폐 손상 유무 실험을 주관했던 권정택 수의학 박사(현 금강환경유역청)가 29일 국회에서 진행된 가습기살균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이하 특위) 청문회에서 한 말이다.
권 박사가 진술한 일반적이지 않은 조건의 내용은 옥시를 변호중인 법무법인 김앤장이 상식 밖의 조건에서 가습기살균제 흡입독성시험을 해 줄 것을 요청했다는 것.
권 박사의 이 같은 진술은 옥시를 변호하는 김앤장이 단순한 변호에서 끝난 게 아니라 중요한 증거를 조작하는 등의 행위에도 가담한 게 아니냐는 의혹으로 번졌다.
이에 따라 특위 위원들의 질문은 김앤장이 옥시와 조 모 교수가 증거를 조작한 사실을 알고 증거조작에 관여했는지 여부로 쏠렸다. 어찌 보면 옥시 본사의 유해성 인지 여부보다 더 관심이 쏠린 이날 청문회의 하이라이트였다.
그러나 김앤장은 답변 태도도 '일반적이지' 않았다. 오히려 의혹만 더 키웠다. 청문회에 출석한 장지수 변호사는 "재판이 진행 중이라 변호인으로서 대답하기 곤란하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모든 질문에 거의 똑같이 답해 빈축을 샀다.
사안을 인정하는 방법도 일반인의 상식과 달랐다. 김앤장은 2013년 12월 가습기살균제와 폐손상과의 인과관계를 증명한 실험결과를 부정했다. 그 이유는 구속된 서울대 조 모 교수의 실험 내용에 근거한 것이었다. 정춘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조 교수의 실험 조작이 드러났으니 이제 인과관계를 인정하느냐"고 질문했다.
장 변호사는 "현재 의뢰인이(옥시가) 인과관계를 다투지 않고 인정하는 입장으로 안다. 의뢰인이 인과관계를 다투지 않는 한 우리도 다투지 않는다"고 남얘기하듯 답변해 특위위원들과 방청석의 헛웃음을 이끌었다.
김앤장의 답변을 주도적으로 이끌어내려 한 정태옥 새누리당 의원은 "국민들이 이 자리에서 보고 있다. 가장 많은 돈을 버는 로펌 일원으로서 이런 자리에서 그런 (뻔한) 이야기 하는게 부끄럽지 않느냐"며 "수억을 받는 변리사가 상식적이지 않은 요구를 했다는 건 특정 방향으로 김앤장이 가습기살균제 시험 결과를 유도하려고 한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