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부진 오리온, 베트남이 살렸다

머니투데이 민동훈 기자 | 2016.08.30 04:27

베트남법인 매출 20.5%↑·순익 92.7%↑…중동 및 아세안 시장 수출 전초기지로 육성

오리온 영업사원(왼쪽)은 소매상 점주를 대상으로 청소와 제품 진열은 물론 매출 증진을 위한 조언을 하고 있다./사진=오리온
오리온이 베트남서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내수시장 침체로 국내 부문의 하락세가 지속된데다 중국과 러시아 등 다른 해외법인도 실적부진에 시달린 가운데 베트남 법인만이 유일하게 두자릿수 매출 신장율을 기록하며 오리온의 해외사업을 이끌고 있다.

29일 오리온의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베트남법인(Orion Food VINA)은 상반기 1013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동기대비 20.5% 증가한 수치로, 반기 기준 매출 1000억원을 돌파한 것은 법인 설립 이후 처음이다.

같은 기간 반기순이익은 92.7% 증가한 140억원을 달성했다. 이는 지난해 연간 당기순이익(94억원)보다 48.4%나 많은 규모이며 역시 반기 기준 역대 최대치다. 이는 올 상반기 부진을 면치 못한 국내 부문과 중국 법인을 대신해 오리온그룹의 실적을 견인했다.

실제로 국내 매출은 7.2% 감소한 3404억원, 영업이익은 28.6% 줄어든 404억원에 그쳤다. 1분기 만해도 7%대 성장률을 기록했던 중국 법인도 판관비 지출 급증으로 2분기에만 1%대로 매출 증가율이 떨어졌다. 하지만 베트남 법인이 급성장세를 보이면서 연결기준으로는 1.6% 매출 성장을 달성했다.

1995년 초코파이 수출로 베트남에 첫발을 내딛은 오리온은 2006년 호치민을 시작으로 2009년 하노이에 각각 제과공장을 세웠다. 2007년 267억 원의 매출을 올린 이래 2010년에는 연매출 1000억원을 돌파했다.

지난해 1649원을 매출을 올렸고 올 상반기 이미 매출이 1000억원을 넘어선 만큼 처음으로 올해 연간 2000억원 매출 돌파가 확실시 된다. 국가 기준으로 중국과 한국에 이어 세 번째로 매출규모가 크다.


이미 현지 최대 제과 업체인 '낀또사'를 제치고 베트남 제과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할 정도다. 특히 초코파이의 경우 '정(情)'을 뜻하는 현지어 '띤(Tinh)'이라는 단어로 마케팅을 벌이며 베트남 고유 정서를 파고들어 현지 제삿상에 오를 정도로 귀한 음식 대접을 받고 있다. 올 상반기에도 초코파이가 꾸준히 성장세를 기록한 가운데 '투니스', '오스타' 등 신제품이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오리온은 베트남 법인의 공격적인 시장확대를 통해 현지 내수시장 성장과 더불어 약 6억 명에 달하는 아세안(ASEAN) 국가를 비롯해 중동지역 및 인도까지 뻗어 나가는 핵심 수출 전초기지로 키울 계획이다.

베트남법인에서 생산하고 있는 초코파이 할랄 제품을 중동을 비롯해 말레이시아 등으로 수출 중이다. 이슬람권 수출 초코파이는 돼지 젤라틴 대신 소 젤라틴을, 인도 수출용 초코파이는 해조류에서 추출한 젤라틴을 사용해 생산하는 식이다. 특히 올 하반기에는 인도네시아 1위 제과 기업 델피와 함께 설립한 합작법인에 제품을 공급한다.

오리온 관계자는 "글로벌 경기 침체 장기화에 따른 어려운 시장 환경 속에서도 베트남 법인은 양호한 실적을 거뒀다"며 "베트남을 수출 전초기지로 삼아 하반기에도 중동과 동남아시아 시장 공략을 더욱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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