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하 역설… "부동산·자영업만 돈 빌린다"

머니투데이 유엄식 기자 | 2016.08.29 12:00

올 2분기 산업대출금 11.6조원 중 80% 이상 부동산, 도·소매, 숙박업 쏠림 현상

서울 한 부동산 중개업소 앞에 매물이 붙어있다. /사진제공=뉴스1
한국은행이 성장세 회복을 위해 금리를 내렸지만 의도한대로 돈이 흐르지 않고 있다. 장기 성장동력 확충을 위한 설비투자나 연구개발(R&D)에 사용되지 않고 단기 투자수요가 많은 부동산이나 경기침체로 어려워진 도소매, 음식·숙박업 등 자영업 대출 쏠림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제조업과 서비스업 대출 증가율은 금리인하가 본격화된 2013년 하반기 이후 '역전현상'이 나타났다.

29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예금취급기관 산업대출 잔액은 전기대비 11조6000억원 증가한 970조7000조원으로 집계됐다. 예금은행 대출액이 8조3000억원, 수출입은행·저축은행 등 비은행기관 대출이 3조3000억원 각각 증가했다.

업종별로 제조업이 1조2000억원, 서비스업이 10조2000억원, 농림어업 등 기타산업이 8000억원 대출금이 증가했다. 반면 건설업은 전기대비 6000억원 감소했다. 대출금 용도는 전액 시설자금이었다.

제조업 대출금 잔액은 330조4000억원으로 전기대비 3.7% 증가했다.

구체적으로 △금속가공제품·기계장비(7000억원) △자동차·트레일러(3000억원) △음식료품(3000억원) △목재·종이·인쇄(2000억원) 산업 등은 대출금이 증가한 반면, △기타운송장비(-8000억원) △전자부품·컴퓨터·영상·통신장비(-6000억원) △섬유·의복·신발(-1000억원) 산업은 대출금이 감소했다.

서비스업 대출금 잔액은 545조원으로 전기대비 9.3% 증가했다.
/자료=한국은행

부동산·임대업(5조7000억원), 도·소매 및 숙박·음식점업(3조7000억원) 등은 대출금이 크게 증가한 반면 금융 및 보험업(-7000억원) 운수업(-2000억원) 등은 대출금이 감소했다.


올해 2분기 증가한 산업대출의 80% 이상이 부동산·임대업과 자영업에 집중됐다.

지난해 부동산·임대업은 23조4000억원, 도·소매 및 숙박·음식점업은 10조8000억원 대출금이 증가해 2008년 통계작성 이후 가장 많이 늘었는데 올해에도 이런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도·소매 등 자영업종 대출은 지난해보다 상승세가 더 가파르다. 올해 2분기 도·소매 및 숙박·음식점업 분기 대출금 증가액은 3조7000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두 업종의 과도한 대출증가는 집값 하락, 경기 둔화 등에 따라 금융리스크를 키울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최근에는 시중은행 여신심사가 강화되면서 이들 업종의 대출금이 저축은행을 비롯한 제2금융권으로 옮겨가는 추세다. 실제로 올해 2분기 비은행예금취급기관 서비스업 대출금은 2조5000억원으로 전년동기와 비교해 78.5%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이런 현상을 우려한다.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연내 미국 금리인상으로 시중금리가 상승하고 부동산 및 자영업 경기가 둔화되면 업종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대출상환이 더 어려워질 수 있다“고 말했다.

올해 6월말 기준 서비스업 전체 대출금 중 제2금융권 대출은 118조8000억원으로 21.8%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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