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옐런·피셔 발언 영향 '혼조'…나스닥만 0.13%↑

머니투데이 뉴욕=서명훈 특파원 | 2016.08.27 05:26


뉴욕 증시가 재닛 옐런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의 연설 영향으로 혼조세를 나타냈다. 기준금리 인상을 시사한 것은 악재였지만 미국 경제 상황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은 것은 호재로 작용했다.

스탠리 피셔 부의장이 9월 금리 인상은 물론 연내 2회 금리 인상 가능성까지 열어 놓은 것이 직격탄이 됐다.

26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스탠더드앤푸어스(S&P)500 지수는 전날보다 3.43포인트(0.16%) 하락한 2169.04를 기록했다. 다우존스산업평균 지수는 53.01포인트(0.29%) 내린 1만8395.40으로 마감했다. 반면 나스닥종합 지수는 6.71포인트(0.13%) 상승한 5218.92로 거래를 마쳤다.

주간 기준으로는 S&P500과 다우 지수는 각각 0.8%와 0.9%하락하며 2주 연속 내림세를 나타냈다. 나스닥 지수도 0.4%하락하며 8주간 이어지던 상승세에 마침표를 찍었다.

이날 증시는 2분기 경제성장률 부진에도 불구하고 옐런 의장의 연설에 대한 기대감으로 상승 출발했다. 특히 옐런 의장이 기준금리 인상을 시사했지만 미국 경제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에 더 주목하며 상승세를 유지했다.

하지만 피셔 부의장 발언 직후 급락세로 돌아섰다. 금리 인상 우려가 더 커진 때문으로 풀이된다. 금리 인상에 취약한 유틸리티와 통신업종이 각각 2.11%와 1.08% 급락하며 하락세를 주도했다.

◇ 옐런, 이르면 9월 금리 인상 시사…월가 '매파적' 평가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예상보다 강한 어조로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옐런 의장은 이날 와이오밍 주 잭슨홀에서 열린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 주최 경제정책회의 연설에서 “노동시장이 견고한 모습을 보이고 있고 경제 활동과 물가상승률 전망 역시 희망적인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며 “최근 몇 개월간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믿는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FRB는 오는 9월20일과 21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

월가 전문가들은 옐런 의장의 발언에 대해 예상했던 것보다 더 강하게 기준금리 인상을 시사했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하지만 옐런 의장은 금리 인상 시점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언급을 하지 않았다. 경기지표를 면밀히 살펴본 다음 결정하겠다는 원칙을 재강조했다.

옐런 의장은 “우리의 결정은 항상 앞으로 나올 경기 지표들이 연방준비제도(Fed)의 전망에 얼마나 확신을 주느냐에 따라 달려 있다”고 설명했다.

9월 FOMC 회의 직전에 발표되는 8월 고용지표가 호조를 보인다면 기준금리 인상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8월 고용지표는 오는 2일에 발표된다.

이에 대해 월가 전문가들은 9월에 기준금리 인상이 이뤄지지 않더라도 남은 11월과 12월 FOMC에서는 반드시 기준금리를 올리겠다는 신호로 해석했다. 연내 기준금리 인상이 이뤄지지 않을 수도 있다는 일부 전망을 일축한 셈이다.

구체적인 금리 인상 시점을 밝히지 않은 이유로는 "연준이 잠재적인 경제 전망의 급격한 변동 가능성에 대응하려면 통화정책을 유연성 있게 유지해야 한다"며 "시장을 뒤흔들 수 있는 어떤 불안에도 대응할 필요가 있기 때문에 금리 인상 경로를 예측하는 것은 상당히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일부 그런 조건(불안요소)은 상황이 지나봐야 알 수 있는 것들"이라면서 "그런 이유로 향후 연준금리의 결과는 상당히 광범위하다"고 덧붙였다.

미국의 경제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옐런 의장은 “경제성장률이 높지는 않지만 충분하게 노동시장의 추가적인 개선을 가져왔다”며 “(연준은)실질 국내총생산(GDP)가 완만하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노동시장 역시 추가적으로 개선될 것이며 물가상승률 또한 목표치인 2%에 근접해 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이같은 경제 전망을 바탕으로 점진적인 금리 인상이 적절할 것이란 예측을 지속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 옐런보다 더 나간 피셔 부의장, 9월·연내 2번 인상도 '가능’
스탠리 피셔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부의장이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에 기름을 부었다.

피셔 부의장은 이날 CNBC와의 인터뷰에서 9월 금리 인상은 물론 연내 2회 금리 인상 가능성까지 열어놨다.

그는 이르면 9월에 금리 인상이 가능하고 한 차례 이상 금리를 올릴 수도 있느냐는 질문에 “오늘 (옐런 의장이)말한 것에 비춰보면 두 질문 모두 그렇다고 답변할 수 있다”며 “하지만 경기 지표를 보기 전까지는 아무도 모른다”고 말했다.

웰스 캐피탈 매니지먼트의 짐 폴센 수석 전략분석가는 연내 2번 금리 인상 가능성을 옐런 의장보다 더 열어놨다고 평가했다. 그는 “다수 정책위원들이 연내에 1번 금리 인상을 계속 시사해 왔다”며 “어쩌면 2번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피셔 부의장은 미국 경제가 점점 더 강한 모습을 보여왔고 8월 고용지표가 금리 인상 여부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오는 2일 발표되는 고용지표가 호조를 보일 경우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 인상이 가능하다는 것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또 정책위원들 다수가 향후 전망을 더 긍정적으로 보고 있으며 연내 금리 인상 횟수는 경기지표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생산성 증가율 부진이 문제가 되고 있지만 재정 집행이 성장률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데니스 록하트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도 이날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연내 2번 금리 인상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도 금리 인상을 시작하는 것이 “이치에 맞다”는 입장을 내놨다. 그는 이날 CNBC와의 인터뷰에서 “물가상승률은 점진적으로 올라가고 있고 올 하반기 3% 성장도 불가능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제임스 불라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도 9월이 금리 인상에 최적의 시간일 수도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구체적인 금리 인상 시기에 대해서는 즉답을 피했다.

◇ 美 2분기 GDP 수정치 1.1%↑…미약한 성장세
세계 최대 경제국인 미국이 2분기에도 미약한 경제성장세를 보여줬다. 개인소비는 늘었지만 기업 투자와 정부 지출은 여전히 감소세였다.

미국 상무부는 이날 미국의 2분기 GDP(국내총생산·수정치)가 전분기 대비 1.1%(연율) 증가했다고 밝혔다. 시장 전망과는 부합했지만 지난 7월 발표된 잠정치보다 0.1%포인트 낮은 것이다.

이로써 미국 경제는 지난 1분기 0.8% 성장한 데 이어 올해 상반기 저조한 성적을 냈다. 앞서 2분기 잠정치 발표 당시엔 경제성장률이 전문가 예상치(2.5%)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해 시장에 충격을 줬다.

기업들은 여전히 투자에 소극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 투자 수준을 가늠해볼 수 있는 2분기 비주거용 고정투자는 0.9% 감소했다. 그러나 잠정치(-2.2% 감소)보다는 훨씬 개선된 것이었다.

정부 지출은 잠정치 0.9% 감소에서 1.5% 감소로 크게 떨어졌다.

다만 미국 경제활동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개인소비지출은 4.4% 증가해 2014년 후반 이후 최대 증가율을 보였다. 앞서 발표된 잠정치(4.2%)도 웃돌았다.

FRB가 물가지표로 활용하는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도 1.8% 증가해 잠정치(1.7%)를 상회했다. FRB의 목표치는 2%다.

일부 전문가들은 최근 들어 미국 경제가 회복됐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애틀란타 연방준비은행은 3분기 미국 경제성장률이 3.4% 증가했을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 달러 ‘강세’, 유가‧금값 달러 따라 출렁 후 ‘강보합’
옐런 의장과 피셔 부의장 발언은 달러 강세로 이어졌다. 이날 뉴욕 외환시장에서 주요국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 인덱스는 전날보다 0.7% 상승한 95.38을 기록하고 있다.

옐런 발언 직후 달러 인덱스는 95수준까지 급등했다. 하지만 구체적인 금리 인상 시기가 언급되지 않았다는 점이 부각되며 94.25까지 급락하기도 했다. 이후 옐런 의장의 발언이 매파적(금리 인상을 지지하는)이라는 평가가 나오면서 다시 상승 반전했다.

특히 피셔 부의장이 발언 이후 상승 폭을 키웠다. 달러/유로 환율은 0.65% 하락한 1.1206달러를, 엔/달러 환율은 1.18% 급등한 101.70엔을 나타내고 있다.

국제 유가는 달러와 정반대로 움직였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0.31달러(0.7%) 상승한 47.64달러를 기록했다. 주간 기준으로는 약 3% 하락했다.

런던ICE 선물거래소에서 북해산 브랜트유는 전날보다 9센트(0.18%) 오른 49.76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옐런 의장 연설 직후 달러가 급등한 후 급락하면서 유가는 상승 반전했다. 특히 예멘의 미사일이 사우디아라비아의 정유 시설에 떨어졌다는 소식에 국제 유가는 급등했다.

하지만 피셔 부의장 발언으로 달러가 다시 반등하면서 유가 상승 폭이 축소됐다.

금값도 비슷한 모습을 연출했다. 달러 강세 영향으로 초반 상승 분을 대부분 반납하며 강보합으로 마감했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국제 금 가격은 전날보다 온스당 1.3달러(0.1%) 상승한 1325.90달러를 기록했다. 주간 기준으로는 1.5% 하락, 지난 7월 15일 이후 최대 낙폭을 나타냈다.

국제 은 가격 역시 온스당 13센트(0.7%) 오른 18.74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주간 기준으로는 3.6% 내렸다.

구리는 약보합을, 백금은 강보합으로 마감했다. 팔라듐은 0.9% 올랐다. 주간 기준으로는 4.3%와 3.6%, 2.4% 하락했다.

◇ 유럽증시, 옐런 '낙관론'에 일제 상승
유럽 증시가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의 긍정적인 경기 평가에 힘입어 일제히 상승했다.

이날 유럽 증시에서 범유럽 지수인 스톡스600 지수는 전날보다 0.5% 상승한 343.72를 기록했다.

영국 FTSE 지수는 0.31% 오른 6838.05를, 독일 DAX 지수는 0.55% 상승한 1만587.77로 마감했다. 프랑스 CAC 지수는 0.8% 오른 4441.87로 거래를 마쳤다.

윌슨 킹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리차드 헌터 리서치 부문 대표는 유럽 시장 관점에서 "미국이 금리 인상을 시작한다는 것은 최소한 지속가능한 경제 성장이 이뤄지고 있다는 의미"라며 "이는 다른 나라 경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가져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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