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시각]옐런 '매파적', 피셔 '더 매파적'… 금리인상 가능성 '인정'

머니투데이 뉴욕=서명훈 특파원 | 2016.08.27 03:50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고위 인사들의 연이은 금리 인상 시사 발언에도 요지부동이었던 월가가 FRB 1·2인자의 연타에 백기를 들었다. 8월 고용지표가 강세를 이어간다면 예상보다 빨리 금리 인상이 이뤄질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하기 시작했다.

재닛 옐런 FRB 의장은 26일(현지시간) 와이오밍 주 잭슨홀에서 열린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 주최 경제정책회의 연설에서 “노동시장이 견고한 모습을 보이고 있고 경제 활동과 물가상승률 전망 역시 희망적인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며 “최근 몇 개월간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믿는다”고 밝혔다.

인스티넷의 프랭크 카펠러리 전략분석가는 투자자들이 노동시장과 다른 경제 분야에 대한 옐런 의장의 긍정적인 언급에 주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옐런 의장의 언급은 그동안 시장이 말하고 싶어 했던 점에 확신을 줬다”며 “경제 상황은 개선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난 2번의 고용지표는 매우 강했고 S&P500 지수 역시 강하게 반응했다”며 “시장이 금리 인상 신호로 상승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매뉴라이프의 메건 그린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옐런 의장의 연설은)예상할 수 있었던 가장 매파적인 동시에 비둘기적”이라며 연준이 앞으로 나올 경기지표에 의존할 것이라는 것을 재강조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옐런 의장은 필요치 않을 때 스스로를 결코 코너로 몰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옐런 의장이 구체적인 기준금리 인상 시점을 제시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이전과 달라진 것이 없다는 평가도 나온다. 제프리즈의 워드 매카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옐런 의장이 말한 것은 최근 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것이 전부”라며 “구체적인 인상 시기를 내놓지 않으면서 금리 인상이 당장 이뤄지지 않을 것이란 전망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옐런 의장 연설 직후 달러 가치는 급등했지만 구체적인 시기가 빠졌다는 지적에 급락세로 돌아서기도 했다. 뉴욕 증시도 금리 인상 가능성보다는 경제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에 더 주목, 상승세를 이어갔다.

하지만 피셔 부의장의 발언이 더해지면서 시장 분위기는 급변했다. 그는 이르면 9월에 금리 인상이 가능하고 한 차례 이상 금리를 올릴 수도 있느냐는 질문에 “오늘 (옐런 의장이)말한 것에 비춰보면 두 질문 모두 그렇다고 답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린지 그룹의 피터 부크바 수석 애널리스트는 “피셔 부의장이 지금까지와 다른 얘기를 한 것은 없다”며 옐런 의장이 9월 금리 인상 가능성을 모두에게 주지시켰고 피셔 부의장이 앞으로 나올 지표를 강조하면서 시장 참가자들이 예상보다 빨리 금리가 인상될 가능성을 다시 생각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연방기금선물 거래에 반영된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측정하는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20% 수준에 그쳤던 9월 금리 인상 가능성은 피셔 부의장 발언 이후 34%로 급등했다. 55%를 밑돌던 12월 금리 인상 가능성 역시 60%로 상승했다.

콜롬비아 쓰래드니들 인베스트먼트의 진 타누조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다음 금요일 발표되는 고용지표가 강세를 보일 경우 FRB를 움직이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무시하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라며 “고용지표가 강세를 보인다면 시장이 이를 진지하게 받아들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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