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기틀 닦은 2인자' 故이인원 부회장

머니투데이 조철희 기자 | 2016.08.26 16:02

"롯데 성장에 큰 기여, 평생 누구보다 헌신적"…신격호·신동빈 代 이은 '가신', 그룹서 전문경영인 최초 부회장

"평생 누구보다 헌신적으로 롯데의 기틀을 마련한 분"

26일 고(故) 이인원 롯데그룹 정책본부장(부회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사실을 확인한 직후 롯데그룹은 공식입장을 통해 "고인이 됐다는 것이 믿기 어렵다"며 이같이 추모했다. 롯데그룹은 "지속적으로 높은 성장을 이룰 수 있도록 미래성장산업으로 항로를 넓혀줬다"며 이 부회장의 공로를 강조했다.

이 부회장은 1973년 롯데호텔에 입사해 43년 간 롯데그룹에 재직했다. 전문경영인으로선 처음으로 그룹 부회장 자리에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1987년부터 롯데쇼핑에서 상품매입본부 전무와 영업본부장 등 관리, 영업, 매입의 백화점 경영 요직을 거쳤다.

1998년에는 롯데쇼핑 대표이사 사장에 올랐고, 2007년 그룹 정책본부 부본부장(사장)에 이어 2011년부터 정책본부장을 맡아 '롯데그룹의 2인자'로 불렸다. 정책본부장으로서 그룹의 전반적인 살림살이와 핵심사업을 관장했다.

특히 신격호 총괄회장에 이어 신동빈 회장까지 대(代)를 이어 보좌하며 가신그룹의 좌장 역할을 맡았다. 그는 유서에도 "신동빈 회장은 훌륭한 사람"이라는 문구를 남겼다. 이날 이 부회장의 사망 소식을 보고 받은 신 총괄회장과 신 회장도 비통함에 말을 잇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부회장은 그룹이 어려울 때마다 중심을 잡아줬다. 지난 2014년 제2롯데월드의 안전성 논란이 불거지자 이듬해 초부터 안전관리위원장을 맡아 신뢰 회복을 주도했다. 지난해 신 회장과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 사이에 경영권 분쟁이 일어났을 때는 신 회장을 지지했다. 기업문화개선위원장을 맡아 신 회장이 추진한 그룹 지배구조 개선에 앞장섰다.


8월26일 사망한 이인원 롯데그룹 부회장. 2015/01/09 사진.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 롯데월드몰 홍보관에서 열린 제2롯데월드 안전관리본부 출범식 및 첫 회의를 마친 뒤 안전 관리 결의대회를 위해 안전모와 안전화를 착용한 후 이동하고 있다.
롯데 임직원들 사이에서는 회사의 '큰 어른'이었고, 철저한 자기관리와 온건한 성품으로 존경을 받았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오너의 의중을 정확히 파악해 계열사에서 잘 실행될 수 있도록 조정해왔다"며 "의심이 들면 끝까지 파헤치는 철저함이나 불시에 매장을 방문하는 현장점검으로도 유명했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롯데그룹이 유통업계 1위 기업으로 성장하는데 큰 기여를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그룹이 지속적인 투자로 업계를 이끌어 갈 수 있는 기틀을 마련했다. 또 기업이 국가 경제와 고용에 기여해야 한다는 철학으로 구조조정 없는 인수합병(M&A)을 강조했다.

유통업계도 그가 유명을 달리한 것에 깊이 애도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업계의 상징적 인물이 갑작스럽게 사망했다는 소식에 주변 동료들 모두 크게 안타까워 했다"며 "빠른 판단력과 추진력으로 여러 새로운 사업들을 성공시켜 롯데와 업계의 성장에 기여한 분"이라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2000년부터 2002년까지는 제13대 한국백화점협회장을, 2000년부터 2007년까지는 한국소매업협의회장을 맡아 유통업계를 대표하기도 했다. 그는 1947년 경상북도 경산에서 출생했으며 경북사대부속 고등학교와 한국외국어대학교 일본어과를 졸업했다.

한편, 이 부회장의 장례는 롯데그룹과 유가족이 협의를 마치는대로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에서 롯데그룹장(5일장)으로 치러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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