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2인자' 이인원, 검찰 조사 앞두고 스스로 목숨 끊어(종합)

머니투데이 양성희 기자 | 2016.08.26 09:36

검찰 "안타깝게 생각, 애도 표하며 명복 빈다…수사 일정 재검토"

이인원 롯데그룹 부회장/사진=오승주기자
롯데그룹 2인자로 통하는 이인원 부회장(69·정책본부장)이 26일 오전 검찰 조사를 앞두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 양평경찰서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이날 오전 7시10분께 양평군 서종면 한 강변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이 부회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그가 남긴 4장짜리 유서 등을 통해 사인을 확인 중이다.

양평서 관계자는 "이날 오전 7시11분 양평군 서종면 문호리 소재 야산 산책로에 60대 남성이 사망해 쓰러져있는 것을 마을 주민이 발견하고 신고했다"며 "이 남성이 롯데 부회장 명함과 신분증을 소지해 이 부회장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당초 이날 오전 9시30분 서울중앙지검 청사에 출석해 조사를 받을 예정이었다. 그는 롯데그룹 경영비리 의혹 수사와 관련해 주요 피의자로 지목된 인물이다.

이 부회장은 그룹의 심장부 격인 정책본부의 수장을 맡아 각 실의 업무를 총괄했다. 1973년 호텔롯데에 입사한 이 부회장은 신 회장 후임으로 2011년 정책본부장에 올랐다.

이 부회장은 2인자로서 그룹 업무 전반에 영향력을 행사했다. 오너 일가가 아닌데도 부회장을 맡은 건 그가 처음이다. 원래는 신격호 총괄회장(94) 사람으로 분류됐으나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신동빈 회장(61) 쪽으로 돌아섰다.

검찰은 이 부회장이 신 총괄회장과 신 회장을 모두 지근거리에서 보필했다는 점에서 총수일가의 기업비리 전반을 알고 있을 것으로 봤다.

현재까지 검찰은 롯데건설에서만 500억원대 비자금이 조성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검찰은 이처럼 계열사에서 조성된 비자금이 그룹 정책본부에 흘러가 최종적으로 신 회장 등 총수일가를 향했는지 살펴보고 있다.


당초 검찰은 이 부회장을 상대로 롯데그룹에서 거액의 비자금이 조성된 경위와 사용처 등을 캐물을 방침이었다. 횡령과 배임, 탈세 등 롯데에서 빚어진 기업비리 전반이 조사 대상이었다.

롯데피에스넷 유상증자 과정에서 특정 계열사를 부당 지원한 의혹, 신 총괄회장의 6000억원대 탈세 의혹 등도 이 부회장에게 확인할 계획이었다.

그런데 이 부회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검찰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수사 차질도 불가피한 상황이다.

검찰 관계자는 "진심으로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고인에게 애도를 표하고 명복을 빈다"고 말했다. 이어 "수사 일정의 재검토를 고려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부회장은 황각규 사장(62·정책본부 운영실장), 소진세 사장(66·대외협력단장)과 함께 신 회장의 '가신 3인방'으로 불린다.

검찰은 전날 오전 9시30분부터 황 사장을 소환해 이날 아침까지 조사했다. 검찰은 신 회장을 비롯한 오너 일가는 이르면 다음주 소환해 조사할 예정이었으나 일정을 다시 검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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