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그램 개발 위탁자가 저작권을 가지려면…

뉴스1 제공  | 2016.08.25 18:05

위탁계약에 의해 제작된 프로그램 저작권 분장 잦아

(서울=뉴스1) 김형택 기자 =
정동근 변호사 © News1
A씨는 최근 황당한 일을 겪었다. 주식 종목을 추천해주는 앱을 개발하기 위하여 외부 개발업체에 수천만 원의 비용을 지급하고, 프로그램 개발을 위탁한 것이다. 개발업체는 개발 후 처음 몇 달간은 프로그램 유지 보수를 성실하게 해 주었다. 하지만 업체의 재무상태가 좋지 않아 회사를 폐업한다는 소문이 돌면서, 프로그램 업그레이드 등 관리도 제대로 되지 않았다. A씨는 개발업체에게 프로그램의 소스코드를 넘겨달라고 요구했지만, 개발업체는 프로그램의 저작권이 자신들에게 있다면 A씨의 요구를 거절한 것이다. 이 경우 A는 프로그램 개발의 위탁자로서 저작권을 가질 수 있을까?

외부업체에 홈페이지, 프로그램 개발 등을 위탁하여 제작하는 경우, 의뢰자 혹은 발주처가 제작비용을 지불했고 제작을 의뢰했기에 해당 결과물에 대한 저작권을 가진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이 경우 훗날 해당 결과물을 변형하여 이용하거나 다른 업체를 통하여 추가제작을 의뢰하는 경우 필연적으로 저작권 분쟁이 발생하게 마련이다. 현실적으로 위탁계약 시 저작권이 누구에게 귀속되는지에 대한 명시적 약정을 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최근 위탁계약에 의해 애플리케이션과 같은 프로그램을 제작하였으나 저작권 귀속에 대한 약정을 하지 않아 해당 프로그램의 소스코드를 위탁자에게 제공해야 하는지에 관한 문제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 만약 위탁계약 체결 시 프로그램 저작권을 양도했거나 소스코드를 제공하겠다는 특약이 없었다면 개발업체가 위탁자에게 소스코드를 제공해야 할 의무는 없다.

저작권 위원회 현장 전문가 과정을 마친 법무법인 조율의 정동근 변호사는 컴퓨터 프로그램 개발 시 “‘용역계약에 의한 결과물은 갑의 소유로 한다’와 같은 내용으로 계약서를 작성한다고 하더라도 이는 저작권에 관한 합의가 아닌 소유권에 관한 합의이므로 저작권 귀속 여부는 별도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한 “위탁계약은 사용관계를 전제로 하는 업무상 저작물 법리가 직접 적용되지 않으므로, 위탁자가 저작권을 무조건 가질 수는 없지만, ①주문자가 전적으로 프로그램에 대한 기획을 하고 자금을 투자하면서 개발업자의 인력만을 빌려 그에게 개발을 위탁하고 ②이를 위탁 받은 개발업자는 당해 프로그램을 오로지 주문자만을 위해서 개발, 납품하여 결국 주문자의 명의로 공표하는 것과 같은 예외적인 경우에는 위탁자가 프로그램저작자가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마지막으로 “개발업체의 입장에서는 위탁자가 유지보수 등을 이유로 계속해서 소스코드 제공을 요구하는 경우에는 한국저작권위원회의 프로그램 임치제도를 이용할 수 있고, 임치제도를 이용하면 개발업체는 소스코드의 비밀을 보장받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말하면서, 프로그램 임치제도를 적극 활용할 것을 권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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