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소잃고 고치는 외양간도 부실공사?

머니투데이 김평화 기자 | 2016.08.26 04:40

비난 총알받이 몰린 기상청, 대책 급조 우려

기상청 직원들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오보청'이라는 비난을 막을 대책을 일주일만에 '뚝딱' 만들어야 하는 상황이다. 오는 29일까지 대책을 내놓겠다는 고윤화 기상청장의 공언 때문이다.

기상청이 사면초가(四面楚歌)에 빠졌다. 곧 폭염이 끝날 것이라는 예보가 번번이 빗나갔다. '희망고문'에 짜증을 느낀 국민과 정치인, 언론은 기상청에 날을 세웠다.

기상청은 한껏 몸을 낮췄다. 이번 폭염이 사실상 예측 불가능한 '이례적' 현상이라면서도 '틀렸다'고 인정했다. 기상예측모델 가설을 현저히 벗어났다고 털어놨다. 일부 정치권과 언론은 즉각적인 대책을 요구하며 기상청을 몰아세우고 있다. 오보를 '민심 이반'으로 규정하고 기상청만의 책임으로 돌리는 모습이다.

'총알받이'가 된 기상청은 '할 말'이 없다. 어떻게든 대책을 짜내야 하는 상황이다. 고 청장의 1주일 공언도 여기서 나왔다. 한 기상청 직원은 "전직원이 현재 상황을 심각하게 인식하고 여러 측면에서 해결책을 고민하고 있지만 단기간에 어떤 방법을 찾아낼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급조가 우려된다.

더위는 드디어 식기 시작했다. 25일 오전을 기점으로 서울 지역 열대야 연속 일수는 '21'에서 멈췄다. 폭염이 끝나는 시점에서 기상청이 대책을 급조해 발표해야 할까 의문이다. 이미 신뢰를 잃은 기상청이 일주일도 안 돼 내놓은 대책은 국민들이 믿을 수 있을까.


급할수록 돌아가라는 말을 되새겨야 한다. '이변'으로 분류될 올여름 사례를 집중적으로 연구해 기존 예측모델을 보완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단기적인 '면피' 대책이 아닌 중장기적인 대책을 준비할 때다.

지구온난화 심화로 상식을 벗어나는 기상이변 가능성이 높아졌다. 경험하지 못했던 극한 상황들이 수시로 일어날 수 있다. 이번에는 폭염으로 나타났지만 다음에는 집중호우일 수도 토네이도가 될 수도 있다. 말 그대로 '이변'이라 예측하기 어렵다는 기상청 입장도 사실이다.

기상청 홀로 급하게 대책을 세울 만큼 간단한 문제가 아니라는 얘기다. 기상청 차원을 넘어 정부가 이끄는 전방위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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